'유전' 붙은 껍데기 주식도 25% 훌쩍…산유국 기대에 묻지마 급등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4.06.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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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발표에 관련 테마주들이 연일 들썩인다. 반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관련주들은 주가가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증권가에서는 석유개발 성공 가능성이 아직 미지수인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 11시30분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 (43,100원 ▼3,350 -7.21%)는 전일 대비 4600원(11.89%) 오른 4만3300원에 거래됐다. 전날 상한가(전일 대비 30% 상승)에 이어 이날도 장중 최고 27.52%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도시가스 관련주들 역시 강세다. 대성에너지 (8,940원 ▼190 -2.08%)는 약 20% 급등 중이고 지에스이 (3,460원 ▼90 -2.54%)는 8%대 강세다.

석유개발과 관련성 높은 종목들도 주목 받고 있다. 석유 수송용 강관을 생산하는 동양철관 (926원 ▼28 -2.94%)은 전날에 이어 현재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SK오션플랜트 (14,020원 ▲30 +0.21%)는 해상풍력이 주요 사업이지만 해양플랜트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현재 5%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140억 배럴은 매장량 기준 세계 15위권이며 금액으로는 약 2250조원에 달한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450조원)의 5배에 이른다.

석유 시추와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관련 기업들은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시추 단계에서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뤄지면서 플랜트 기업에 수혜가 예상되고 시추한 석유를 수송하는데 쓰이는 파이프 생산 기업이나 원유 운반에 관련된 해운·조선 업체들 역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생산 석유가 수입산 대비 채산성이 높을 경우 한국가스공사나 한국전력 등 공기업도 일부 수혜 가능성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1999년 미국 트랜스오션사에 인도한 반잠수식 시추선 '딥워터 노틸러스'호의 모습.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현대중공업이 지난 1999년 미국 트랜스오션사에 인도한 반잠수식 시추선 '딥워터 노틸러스'호의 모습.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련성이 떨어지는 데도 주가가 급등하는 과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ANKOR유전 (405원 ▼14 -3.34%)의 경우 이름에 유전이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25%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이 종목은 미국 멕시코만 천해에 있는 앵커유전에 투자하는 펀드로 현재는 자산 대부분을 배당으로 분배하고 청산이 진행 중이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종목임에도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 (17,300원 ▼430 -2.43%) 역시 자원개발이 아닌 아스팔트와 합성수지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석유개발 테마로 묶이면서 이틀 연속 급등세다.

석유 테마주와는 달리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관련주들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투자가 석유개발에 집중될 경우 신재생 관련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재생에너지 대표 기업인 한화솔루션 (27,250원 0.00%)은 현재 4%대 하락 중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하는 금양그린파워 (13,260원 ▼170 -1.27%)도 3%대 약세다. 풍력발전 대표주인 씨에스윈드 (49,500원 ▲350 +0.71%)는 2%대 하락하고 있다.

수소 관련주인 두산퓨얼셀 (20,950원 ▲450 +2.20%)범한퓨얼셀 (20,500원 ▲350 +1.74%) 역시 3~4%대 떨어졌다.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원자력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 (20,900원 ▼950 -4.35%), 우진엔텍 (40,150원 ▼50 -0.12%), 수산인더스트리 (24,050원 ▼350 -1.43%), 비에이치아이 (9,430원 ▲40 +0.43%) 등은 5% 이상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석유개발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섣불리 판단하고 투자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유 시추 계획은 향후 추가적으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겠으나 조금은 이른 시점"이라며 "천해가 아닌 심해이기 때문에 비용 집행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는데 생산 단가는 시추 횟수 및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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