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ABL503 임상1상서 완전관해 1건·부분관해 6건 확인"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4.06.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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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22,300원 ▼900 -3.88%)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2024에서 ABL503(TJ-L14B, ragistomig)의 임상 1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ABL503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파트너 아이맵 바이오파마(I-Mab Biopharma)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이중항체다. 면역 관문(Immune Checkpoint) 중 하나인 PD-L1과 면역 T 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표적한다.



ABL503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가 적용됐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투여 용량을 늘리는 용량 증량(Dose Escalation) 파트는 미국에서 진행한다. 용량 증량 파트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특정 용량의 예비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기 위한 용량 확장(Dose Expansion) 및 선정된 특정 암종을 대상으로 한 종양 확장(Tumor Expansion) 파트는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한다.

이번 중간 데이터 발표의 분석 대상이 된 환자는 용량 증량 파트 참여자 34명과 용량 확장 파트에 참여한 19명으로, 총 53명이다. 이들 가운데 56.6%는 기존 PD-(L)1 억제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를 받은 뒤 암이 재발한 환자다. 환자 대부분이 임상 참여 전 항암 치료 경험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53명 중 효과 평가가 가능한 44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ABL503의 임상 1상에서 1건의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 및 6건의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PR)가 확인됐다. 이 중 5명은 기존에 PD-(L)1 억제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거나 치료 뒤 암이 재발한 환자다. 특히 CR의 경우, 사전 치료를 7회 이상 받고, PD-(L)1 억제제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해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난치 난소암 환자에서 나온 결과라 더 의미가 있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 젠맵(Genmab)과 바이오엔텍(BioNTech)이 개발하고 있는 PD-L1 및 4-1BB 표적 이중항체 'GEN1046'은 임상 1상에서 4건의 PR을 보고했다. 이를 고려하면 ABL503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란 평가다. GEN1046의 PR 환자 4명 중 기존 PD-(L)1 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명이다.

ABL503 임상에서 완전관해와 부분관해가 확인된 7명의 환자는 모두 유효 용량인 3mg/kg과 5mg/kg을 투여받았다. 이에 따라 유효 용량에서 확인된 ABL503의 객관적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은 26.9%(7/26), 임상적 이점 비율(Clinical Benefit Rate, CBR)은 69.2%(18/26)로 나타났다. 또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 CR 및 PR 환자에서 기억 T 세포(Memory T Cells)가 장기간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40명의 환자에서 최소 1건 이상의 치료 관련 부작용(Treatment-related Adverse Event, TRAE)이 보고됐다. 가장 흔한 TRAE는 알라닌 아미노기전달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ALT) 및 아스파트산 아미노기전달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수치 증가다. 3등급(Grade 3) 이상의 ALTㆍAST 수치 상승을 보인 환자는 스테로이드 치료 등으로 치료 가능했다. 또 5명의 용량 제한 독성(Dose-Limiting Toxicity) 환자 역시 모두 회복됐거나 회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내약 용량(Maximum Tolerated Dose)은 7mg/kg다. 이에 따라 ABL503이 GEN1046보다 치료용량범위(Therapeutic Window)가 4배 이상 높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히브릭스(Inhibrx), 메루스(Merus) 등 다른 경쟁사는 저용량에서 유효성을 확보했지만, 부작용과 독성으로 인해 충분한 치료용량범위를 확보하는 데 실패해 임상을 중단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250억달러 매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펨브롤리주맙을 비롯한 PD-(L)1 억제제는 다양한 암종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 치료에 반응해 효과를 보이는 환자는 20~30% 정도에 불과하다"며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에서 ABL503이 임상 1상에서 PD-(L)1 억제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CR과 PR이라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ABL503으로 인한 AST 및 ALT 상승은 PD-(L)1을 표적하는 다른 치료제에서도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며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중간 데이터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에서 추가로 확인되는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향후 임상 전략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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