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각 지역별 전기차 판매 성장률 예측/그래픽=이지혜
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북미 지역에 2027년 무렵까지 연 633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1년에 전기차 1000만대 가까이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는 배터리 3사 단독공장 외에도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등과의 JV(합작사)도 포함돼 있다.
K-배터리의 '아메리칸 러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SDI의 경우 최근 단독공장을 추가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재 부문에서 LG화학은 4조원 이상을, 포스코퓨처엠은 2조원 이상을 들여 북미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박의 경우 솔루스첨단소재가 퀘벡에 공장을 짓고 있고,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북미 진출 타이밍을 잡는 중이다.
K-배터리의 북미 생산라인 계획/그래픽=윤선정
무엇보다 북미에 중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장벽이 마련되고 있다. 우선 IRA에 따른 FEOC(해외우려단체)를 통해 중국산 배터리 및 소재를 활용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했다. 또 미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배터리에 25%에 달하는 관세 역시 부과키로 했다. 중국산 저가 배터리의 과잉공급이라는 글로벌 트렌드로부터 어느 정도 디커플링될 수 있는 환경이 북미에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북미에서 캐즘 극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투자한 금액을 고려할 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미션이다. 올 연말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IRA와 같은 제도가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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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K-배터리가 중국 배터리 공급망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배터리 협력을 축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