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USA '명당'은 삼성 몫…"한국이랑 일 할래" 회사들 줄 섰다[르포]

머니투데이 샌디에이고(미국)=홍효진 기자 2024.06.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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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바이오 USA]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개막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기업 출격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유명 해외 기업이 올해 바이오 USA에서 미팅을 계획한 기업 중 90%가 한국 기업이라고 하더군요. "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개막을 알린 이날 글로벌 업계는 한국 기업을 주시하는 분위기였다. 행사장 입구 앞 '명당'을 차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740,000원 ▲4,000 +0.54%) 부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179,100원 ▼700 -0.39%) 등 국내 기업 부스로 해외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함께 전시장 내 한국관을 운영하는 코트라(KOTRA)의 박성호 북미지역본부장은 "어제(2일)저녁 유명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사전 미팅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미팅을 계획한 기업 중 90%가 한국기업이라더라"며 "바이오 USA에 집중하는 한국 기업 열의가 높을 뿐 아니라 해외 기업이 한국 업체를 파트너로 원하는 니즈가 굉장히 강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개막 첫날인 이날 행사장 앞으로 인파가 몰렸다. 입구 바깥에는 입장 등록 기다리는 이들로 수십미터의 긴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부스를 차린 기업은 1400여곳, 참여기업은 1만곳 이상, 사전 등록 관람객 수는 1만8000여명에 달한다. 국내 기업 참여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한국관 내 부스를 차린 국내 기업 및 기관은 총 28곳(기업 26곳·기관 2곳), 서울시 지원 10곳,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지원 5곳 등으로 기업만 따지면 41개사다. 전년 25곳(직접·간접 참가사) 대비 16곳이나 늘었다. 여기에 별도 부스를 설치한 개별 기업 및 파트너링, 참관객 수를 합치면 1000여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서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취재진과 부스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서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취재진과 부스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특히 중국의 핵심 CDMO(위탁개발생산)사 우시바이오로직스·우시앱텍이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 여파로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 기대감에 더 힘이 실린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ICBA(세계바이오협회 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바이오산업의 핵심은 '보안'이라고 강하게 피력했다"며 "행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한·미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이러한 의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명당'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차지였다. 입구에 들어서서 왼쪽으로 돌면 부스가 보였다. 국내 개별 기업 부스 중 가장 큰 42평(139㎡) 크기의 전시장에는 CDO(위탁개발) 사업 새 슬로건인 '신속하게, 유연하게, 고객 중심으로'(Agile. Flexible. Focused on You) 문구가 벽면을 감싸고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해외 업계 관계자들은 부스를 방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회사는 신규 CDO 플랫폼 '에스-텐시파이'와 맞춤형 CMC 패키지 서비스 '셀렉테일러'를 처음 공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회사 부스에 다녀간 방문객 수는 1000여명이다. 부스 투어를 진행한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올해 행사에서 사전에 확정된 미팅만 85건"이라며 "빅파마와 소규모 바이오텍 등 모든 고객에게 신속하고 유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 셀트리온 부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 셀트리온 부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 역시 42평 크기의 부스를 차렸다. 지난해 28평이었던 규모는 1.5배 몸집을 키웠다. 이날 하루 약 500명이 넘는 업계 관계자들이 셀트리온 부스를 방문했다. 지난해 보스턴 바이오 USA 행사 첫날 방문자 수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행사 전체 기간 참석자 수는 1000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등과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잠재적 협업사와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76,900원 ▼1,100 -1.41%)·SK바이오사이언스 (50,500원 ▼900 -1.75%),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부스를 차리고 고객사 맞이에 나섰다. 이날 SK바이오팜·바이오사이언스 공동부스에는 약 400명의 업계 관계자가 다녀가며 협업 등 관련 미팅이 진행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도 해외 기업 관계자 수백명이 방문,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현재 짓고 있는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등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마련한 '한국관'(KOREA PAVILION) 전시에는 △유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HLB (62,800원 ▼400 -0.63%) 등 총 26곳의 기업이 자리를 채웠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 '비즈니스 포럼 존'에 설치된 지씨셀 부스. /사진=홍효진 기자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 '비즈니스 포럼 존'에 설치된 지씨셀 부스. /사진=홍효진 기자
올해 처음 단독 부스를 차린 지씨셀 (31,700원 ▼300 -0.94%)은 '비즈니스 포럼 존'에 부스를 차렸다. 다른 기업 부스와는 달리 '프리미엄 액세스'(Premium access)라는 별도 권한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도 이곳에 부스를 차렸다. 한국 기업 중 이곳에 부스를 차린 건 지씨셀이 처음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 사이에선 사실 이 자리를 메인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외국 업체 미팅은 이곳에서 많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제임스박 지씨셀 대표는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에 대한 기술이전 논의가 많다"며 "행사 기간 100건 이상의 미팅 예정돼있다. 부스가 없던 작년과 비교하면 워크인(Walk in) 방문객 비중이 높아 더 많은 미팅이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안성준 코트라 소비재바이오실 실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한국 기업의 신뢰도나 인지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방문하는 바이어 수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 '비즈니스 포럼 존'에 설치된 지씨셀 등 부스 앞에 마련된 자리에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이 미팅을 진행 중이다. /사진=홍효진 기자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 '비즈니스 포럼 존'에 설치된 지씨셀 등 부스 앞에 마련된 자리에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이 미팅을 진행 중이다. /사진=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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