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적은데, 돈은 더 벌었다...토스, 생산성 '1위'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2024.06.0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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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1인당 생산성 변화/그래픽=김지영주요 은행 1인당 생산성 변화/그래픽=김지영


올해 1분기 토스뱅크의 1인당 생산성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영업실적 개선과 상대적으로 적은 직원수가 겹치면서 생산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의 여파로 5대 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모두 떨어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은행권에서 직원 1명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은행은 토스뱅크(2억4900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1억2000만원)보다 2배 이상 개선된 수치다. 1인당 생산성은 생산성 지표인 충당금적립전이익을 직원 평균 수로 나눈 값이다.



인터넷은행은 직원 수가 적고, 점포가 없어 고정비용을 낮추기 용이하다. 특히 토스뱅크는 직원 수가 528명(올해 1분기 기준)으로 타행 대비 적어 생산성을 높이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여신(13조8500억원)과 수신 잔액(28조3200억원)이 각각 지난해보다 1.5배, 1.3배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충당금적립전이익이 492억원에서 1313억원으로 2.7배 증가했다. 직원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100여명이 늘었지만 생산성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이제 한창 성장에 속도가 붙은 시점"이라며 "꾸준히 인력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은행들보다는 작은 규모인 소수 정예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 1인당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다른 인터넷은행의 생산성도 개선됐다. 올해 1분기 1인당 생산성은 카카오뱅크가 1억3700만원, 케이뱅크가 1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도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하면서 생산성이 올랐다.

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인당 생산성은 모두 감소해 1억원을 넘지 못했다. '홍콩 ELS' 손실 배상을 회계에 영업외비용으로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이 영향을 줬다. 5대 은행이 충당부채로 쌓은 관련 비용만 총 1조6650억원에 이른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3700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감소폭도 5200만원으로 제일 컸다. 이어 △하나은행 8800만원 △우리은행은 8400만원 △신한은행은 7900만원 △NH농협은행 4400만원으로 1인당 생산성이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올해 1분기에는 ELS 관련 비용이 크게 반영됐다"며 "아울러 직원이나 점포수를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도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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