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성공가능성"…2035년 포항서 첫 석유 생산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2024.06.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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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가스전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동해 가스전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


대한민국 영토에서 20%의 성공 가능성으로 첫 석유 시추에 나선다. 가스와 석유 매장량이 확인되면 2035년까지 관련 설비를 구축해 본격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포항 영일만 38~100㎞ 범위 내 심해 최대 2㎞ 지점에 140억배럴의 가스와 석유가 존재할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1970년대부터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동해 6-1광구, 8광구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기존 동해 가스전 주변, 특히 심해 지역에서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23년 2월 그간 축척된 동해 심해 탐사자료를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관에 심층 분석을 의뢰했다"며 "해당 기업은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에서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부존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 결과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성공 가능성은 최대 20%다. 정부는 최소 5번의 시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산유국 반열에 올렸던 1998년 동해 가스전의 경우 11번의 시추 시도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10% 내외의 확률보다 두배 높아진 셈이며 '20%의 가능성'도 광물 자원 영역에서는 높은 수치다. 정부 관계자는 "20%가 굉장히 높은 성공 가능성으로 2026년까지 최소 5번의 시추를 해야 한다"며 "1번 시추할 때 1000억원 정도가 드는데 10번 정도 시도할 여력이 없다. 효과적으로 빠르게 성공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석유공사는 동해 매장 예상 지역에 27번의 시추를 진행했다. 8광구, 6-1광부 북부/중동부 지역 심해는 3번의 시추가 있었고 물리탐사 기법으로 2D 5107 L-㎞(라인 킬로미터), 3D 8931㎢를 탐사했다. 이 과정에서 탐사정이 1공의 가스를 발견했고 지난해 7개의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 지역을 도출할 수 있었다.

시추 예산은 확보된 상태다. 올해 1회 시추 분을 포함해 매년 시추 결과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의 자체 예산과 산업부의 예산으로 진행한다. 매장량이 확인되면 2035년까지 관련 시설과 설비를 구축하고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제정된 국가자원안보특별법도 동해 첫 석유 생산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자원무기화 등 환경변화에 맞춰 자원안보의 대상과 범위를 △석유 △천연가스 △수소 등으로 확대한 특별법 영향으로 국내 생산 기반 확충 등에 있어 정부의 예산 확보와 투입이 원활해진다.

정부는 동해 가스전이라는 시추·생산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석유공사는 본격적으로 국내 대륙붕 광구에서 석유탐사를 시작한지 20년 만인 1998년 7월 울산 남동쪽 58㎞ 지점에서 양질의 천연가스층을 발견해 세계 95번째 산유국의 꿈을 실현했다.

동해-1 가스전은 1998년 7월 탐사시추에 성공해 2002년 3월 15일 생산시설 착공, 2004년 7월 11일 생산을 개시했다. 동해-2 가스전은 동해-1 생산시설과 연계해 2016년 6월 개발 완료와 2016년 7월 생산을 개시했다. 이후 지난 2021년 12월 31일 동해 가스전의 가스공급이 종료됐다. 동해 가스전 매장량은 4500만배럴로 소규모 가스전이었음에도 매출 2조6000억원, 순이익 1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정부는 매장량과 생산량을 고려해 외국인 투자부터 한국가스공사의 100% 가스 인수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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