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른 원/달러 환율…4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6.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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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미국 4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내린 1376.1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만에 하락 마감이다. 장초반 138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점차 낙폭을 키워 1370원대로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이후 내내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점차 진정되기 시작해 지난 16일엔 1340원대(종가기준)까지 내려왔지만 보름사이 40원 가까이 오르면서 지난달 31일 다시 138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주에는 미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bp 이상 올라 한달만에 4.6%를 돌파했다. 양호한 경제지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로 인한 수급 불안도 원화 약세의 원인 중 하나다.



가파르던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이날 꺾였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4월 PCE를 통해 물가 상승률 둔화가 확인됐고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화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재조명 받으면서 하락했다"며 "PCE 지표 발표 이후 미국 2년, 10년 국채금리가 동반 급락하면서 달러지수도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은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ECB(유럽중앙은행) 금리결정 등 대외변수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 통화정책 회의 이후 유로화 흐름이 달러화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9월 금리인하 불씨를 강하게 지필지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주 '나홀로 원화 약세' 현상을 만든 국내 증시의 외국임 매매 추이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400선 재돌파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원/달러 환율 급등 배경에는 지정학적 불안이 작용했다"며 "이달 원/달러 환율은 1330~1390원 범위 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민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1400원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고 2분기 고점은 1420원선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 밴드 전망으로 1340~1400원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외환스와프 한도 증액을 논의 중이다. 현재 한은과 국민연금간 체결된 외환스와프 규모는 350억달러다. 외환 스와프 규모가 증액되면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달러 규모가 줄어들어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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