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2일 오전 10시 22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풍선은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 났다. 다행히 당시 승용차에는 아무도 탑승해있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독자제공)2024.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2024.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일 밤 8시쯤부터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엿새간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1000개가 넘는다. 이는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던 2016~2017년의 연간 살포량과 엇비슷한 수치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들어선 북한 지역에서 더 이상 부양하는 풍선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탐지장비로 식별된 북, 대남 오물풍선/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 제공
이같이 다각화된 북한의 도발은 일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을 한반도에 조성하면서도 한·미 연합군 맞대응을 초래할 위험은 낮추는 '회색지대' 도발 전략으로 보인다. 회색지대 도발이란 실제 무력 충돌이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모호한 수준으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해 상대에 타격을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오물풍선은)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추가 살포를 예고한 만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풍이 불 때면 북한이 또다시 오물풍선을 날려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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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NSC 상임위 확대회의에서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의 의미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는 당연히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신 장관은 미국 측에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행위가 명백하고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양측은 북한이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무분별한 행위를 한목소리로 강력히 규탄하며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의 압도적 연합방위태세와 능력을 바탕으로 긴밀하고 조율된 대응을 해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합동참모본부는 2일 오전까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약 600개를 부양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사진=합참 제공) 2024.06.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북한의 무분별한 연속 도발은 그만큼 북한 김정은 정권의 조급함과 초조함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오물을 담은 풍선을 띄워 보내는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상식 이하 수준의 저열한 행동이며 국제사회의 비웃음과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도 "상황 전개에 따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 정부에 이런 몰상식하고 위험한 행동을 즉시 멈출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에도 강대강의 맞대응으로 긴장을 키우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에선 한국 민간단체 등이 먼저 대북 전단을 보낸 탓에 북한이 오물풍선 도발을 자행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대북 삐라(전단)에 대남 오물 대응, 이 무슨 유치한 짓들인지"라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을 지낸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먼저 북한을 자극하니 북한도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오물이 아닌 생화학무기를 날려 보냈다면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떨어진 오물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