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22일 (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트라이앵글에 있는 프린스 윌리엄 포레스트 파크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서 연설을 갖고 “주거용 태양열 프로젝트에 연방 보조금 70억 달러(9조6600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 04. 23 /AFPBBNews=뉴스1
증시가 잘나가고 실업률도 4% 아래에서 유지되는 등 경제가 좋은 미국이지만,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1일 공개된 로이터와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5월30~31일 조사)를 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6%로 바닥 수준에 머무른다. 대선(11월5일)을 눈앞에 둔 입장에서 나쁜 결과다.
위 여론조사를 진행한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는 오랜 민주당 지지자는 "그는 불량배 같지만, 일을 해낸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대해 유죄가 나오면 찍지 않겠다던 공화당 지지자는 4월에 24%였지만, 정작 배심원의 유죄 평결 이후 이번 조사에선 14%로 줄어 '결집 효과'까지 보였다.
지난달 21~23일 NPR, PBS 방송과 여론조사를 진행한 마리스트폴의 담당자는 젊은 층의 바이든 지지도 축소에 대해 "그들은 성인기를 앞두고 그 단계로 어떻게 들어갈지를, 생활비와 주거비를 부담으로 느낀다"고 지적했다. 세대별로 보면 이들의 투표 의지는 가장 낮았고, 제3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두 개의 전쟁 등 외부의 문제들이 영향을 줬지만 대중들은 바이든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4월 말 ABC방송과 입소스 조사에서 현 정부 들어 생활 수준이 나빠졌다는 응답은 43%나 됐다. 경제 문제, 인플레이션 문제를 잘 다룰 후보로는 트럼프가 두 자릿수 차이로 많이 선택받았다. 대통령 당락을 결정할 7개 경합주도 같은 잣대를 댄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지역 사람들은 경제 상황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증시(6%), 실업률(13%)보다 생활비(54%)를 압도적으로 중시한다. 3곳은 초박빙 상황이지만 경합주 중 바이든이 앞선 지역은 현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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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처럼 증시가 활황인 일본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다. 엔저를 바탕으로 물가가 오르며 경제 활력이 생겼다고 하지만 국민들 마음까지 그렇지 않다. 지난달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3월 통계자료에서 실질임금은 전년 같은 달보다 2.5% 줄어 2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은 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총리는 이달 들어 소득세·주민세를 1인당 연 35만원가량 정액 감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을 웃도는 소득의 연내 실현"을 외친 그의 말을 믿는 일본인은 아직 별로 없다.
정책 효과를 대중이 체감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올해 초 내려갈 것이라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1년 가까이 5.25~5.5%에서 멈춰 있다. 금리를 내리려면 물가가 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이제 대선까지 5개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보다도 짧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