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져라" 조언 나오는데…불개미들 "2차전지 오른다" 2배 베팅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6.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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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주가와 최근 한주간 개인투자자 ETF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최헌정LG에너지솔루션 주가와 최근 한주간 개인투자자 ETF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최헌정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 (333,000원 ▼7,000 -2.06%)이 공모가에 근접하는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의 약세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까지 활용해 2차전지 상승에 베팅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2차전지 업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종목에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3,255원 ▼110 -3.27%),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2,865원 ▼60 -2.05%), KODEX 2차전지산업 (18,700원 ▼250 -1.32%) 등이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하자 저점 매수를 노리고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2차전지 관련 ETF 평균 수익률은 -19%를 기록하며 팔라듐의 뒤를 이어 가장 낮았다.



개인투자자는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까지 투자했으나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이 하반기에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389,000원 ▼3,000 -0.77%), 엘앤에프 (152,000원 ▼1,400 -0.91%) 등 국내 주요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모두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 (186,600원 ▼1,500 -0.80%)에 대해선 매도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호재는 이미 선반영...악재만 남았다
2차전지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와 밀려오는 먹구름. /사진=OpenAI ChatGPT2차전지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와 밀려오는 먹구름. /사진=OpenAI ChatGPT
지난해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을 견인했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최종안이 발표됨에 따라 모멘텀의 역할을 다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최종안 발표로 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미 2차전지 주가에 IRA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뿐 아니라 중국 공급선을 완전하게 배제하지 못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도 2차전지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부터 전기차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전기차 전환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현상 유지에 그칠 전망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탓에 포드와 GM 등 미국 완성차 제조사들도 최근 전기차 전환 계획을 연기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기차가 많이 팔리는 유럽 지역에서는 한국과 중국 간 치열한 점유율 싸움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8%에서 올해 1분기 52%까지 낮아졌다. 이 기간 중국 배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15%에서 42%로 상승했다.

특히 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이 주력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철·인산(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경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2차전지 셀과 소재 업체들의 중장기 실적 추정치가 상향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일본 동종 업체와 비교할 때 이미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된 만큼 점진적인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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