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마크롱 어쩌나…S&P, 프랑스 신용등급 'AA-' 강등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6.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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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신용등급 강등 2013년 이후 처음, 피치 'AA-' 강등 1년 만에…6~9일 유럽의회 선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뉴스1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뉴스1


G7(주요 7개국) 중 하나인 프랑스가 국가 재정적자를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S&P의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지난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S&P는 성명에서 "프랑스의 최근 경기 회복과 정부의 개혁이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번 등극 강등은 기존 예상보다 큰 2023~2027년 재정 적자로 프랑스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일반 정부 부채가 증가할 거란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치솟은 물가와 고금리 여파에 지난해 하반기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또 2023년 세수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재정적자 규모는 기존 전망보다 커졌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추가 지출 삭감 등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지만, 효과가 미미해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확대됐다.

프랑스 공공재정고등위원회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개정된 재정계획이 "경제 생산량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례 없는 삭감을 요구한다"며 "신뢰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3대 국제신용평사(S&P·피치·무디스)의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조정 현황 /사진=블룸버그3대 국제신용평사(S&P·피치·무디스)의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조정 현황 /사진=블룸버그
프랑스는 현재 2027년까지 재정적자를 유럽연합(EU)의 상한선인 GDP(국내총생산)의 3%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일반정부 부채를 올해 GDP의 5.1%로, 내년에는 4.1%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S&P는 프랑스의 재정적자가 2027년에는 GDP의 3%를 초과할 것으로 봤다. S&P에 따르면 프랑스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의 5.5%로 기존 전망치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따라 2027년 일반 정부 부채는 GDP의 112%로, 지난해의 109%에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번 신용등급이 프랑스의 공공 재정 개선 의지를 약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정악화의 원인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극복을 위한 비용 탓으로 돌렸다.

로이터는 "S&P의 이번 강등은 지난해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레이팅스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로 하향 조정한 지 1년여 만에 이뤄졌다"며 3대 국제신용평가사(S&P·피치·무디스) 중 2곳이 프랑스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강등이 오는 9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상당한 마린 르펜의 극우정당 '국민연합'(RN) 견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프랑스의 재정적 위기는 저성장과 높은 공공 지출이라는 프랑스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 개혁가'로 거듭나려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S&P는 "(프랑스의) 정치적 분열이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예산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에 불확실성을 추가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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