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매체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31일(한국시간) "마이애미는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지명할당된 우완 투수 숀 앤더슨(30)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리고 앤더슨의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우완 투수 고우석을 지명할당 처리했다"고 밝혔다.
한때 평균자책점이 9.00까지 치솟을 정도로 더블 A에서 헤매던 샌디에이고 때와 달리 마이애미 이적 후에는 트리플 A에서 연일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3.80까지 낮췄다. 트리플 A 평균자책점만 본다면 3.00으로 준수한 편이었다. 30일 더럼 불스(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 A팀)와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회를 공 6개로 삼자범퇴한 뒤에 나온 결과였기에 더욱 놀라움이 컸다.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고우석은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결장했으나, 여전히 44이닝을 투구하며 31.1%의 탈삼진율, 11.6%의 볼넷 비율, 65.8%의 땅볼 비율을 마크했다"고 KBO 리그 시절 활약을 조명했다.
KBO리그 LG 시절 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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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수준이 아닌 선수에게 최소 450만 달러 이상의 투자는 사치였다. 고우석은 올해 1월 극적으로 샌디에이고와 2+1년 45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175만 달러(약 24억 원), 2025년 225만 달러(약 32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2026년 300만 달러(약 41억 원)의 뮤추얼 옵션(상호 합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 만약 2026년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50만 달러(약 7억 원)의 바이아웃을 고우석에게 지불하게 돼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국 매체 야드배커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에게 마무리 투수에 준하는 역할을 기대했고 퍼포먼스에 따라 총액은 최대 940만 달러(약 13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야드배커가 공개한 계약 일부를 살펴보면 고우석은 매년 메이저리그 40경기, 45경기, 50경기, 55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씩 받아 한 해 최대 40만 달러(약 5억 5000만 원)를 수령할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이 더블A 리그에서 역투 중이다.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구단 공식 SNS
당시 이 계약은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에게 얼만큼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가 됐다. 그러나 올 시즌 리빌딩과 재정 규모 줄이기에 나선 마이애미에는 부담이 컸다. 이미 재정 긴축을 이유로 1060만 달러(약 146억 원)의 '2년 연속 타격왕' 아라에즈도 내보낸 마이애미로서는 잘하면 잘할수록 줘야 할 돈이 늘어나는 고우석을 데리고 있을 이유가 적었다. 달라진 팀 사정에 높은 연봉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제 고우석에게는 일주일이 남았다. 마이애미는 앞으로 5일간 고우석을 트레이드로 데려갈 팀을 알아보고 그조차 되지 않으면 웨이버 공시를 한다. 그렇게 48시간이 지나도 그를 클레임할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고우석은 잭슨빌 잔류와 FA를 선택하게 된다.
MLB 트레이드루머스 역시 "450만 달러 계약 때문에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 남고 싶어도 웨이버 공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웨이버 공시마저 지나게 되면 고우석은 잭슨빌 잔류를 선택할 것이고, 그는 그곳에서 연봉을 받으며 마이애미의 불펜 구상에 들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