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시가총액 추이. /그래픽=이지혜
미국 의회 산하의 미중경제안보심의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8일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5곳, 시가총액 합계는 8480억달러(약 1174조9040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상장 기업은 13곳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한화로 1820억달러(약 238조306억원)가량 줄었다.
위원회는 시가총액이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중국 경제와 기업의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SOE)의 자진 상장폐지를 꼽았다. 최근 3년간 미국에서는 중국동방항공,남방항공을 비롯해 중국생명보험, 시노펙(중국석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등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미국 증시 신규 상장 중국 기업 주가 변동률/그래픽=조수아
특히 미국 증시에 신규 상장한 중국 기업 8곳의 주가는 80% 이상 하락했다. 상장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장외거래 가격 기준으로 주가가 99%대 하락한 기업이 1곳, 상장폐지는 되지 않았지만 주가가 99%대 하락한 기업이 1곳 있었다.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4곳이었는데, 10% 이상 오른 곳은 두 곳뿐이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265곳 가운데 166곳은 가변이익실체(VIE·Variable Interest Entities) 방식을 이용했다. 중국 정부의 외국자본 투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케이만제도 등 조세회피처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지주회사가 다시 중국에 100% 지분을 보유한 외자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외자 법인은 중국 지역기업의 대리 주주와 지분 관계가 아닌 계약을 통해 지역기업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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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100곳 이상이 인터넷 업종 기업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VIE를 통해 미 증시에 상장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 과반수가 VIE를 통해 미국 증시에 진입해, 이들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8일 기준으로 7720억달러(약 1069조 2200억원)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위원회는 이같은 방식으로 상장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여전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3월부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승인을 해주기 시작했지만 VIE의 법적 지위가 여전히 의심스럽다"라며 "VIE의 계약상 조항은 중국 법으로 증명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법제에 거의 의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