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카드학회(KOCAS)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카드사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정책 제언 및 전략적 대응 방안'을 주제로 춘계 세미나를 열었다./사진=황예림 기자
한국신용카드학회(KOCAS)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카드사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정책 제언 및 전략적 대응 방안'을 주제로 춘계 세미나를 열었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의 합리적 개편 방안' 주제 발표를 맡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신용카드학회장)는 적격비용 제도로 인해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수익이 계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2012년부터 3년 주기로 가맹점수수료율이 내려가면서 가맹점수수료수익이 연간 최대 1조4000억원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2012년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1.5~2.12%였으나 2015년 0.8~1.3%로 내려갔다. 이후 2018년 연매출 3억원 이하 모든 가맹점에 0.8%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바꾼 후 2021년엔 이 구간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을 0.5%로 또다시 내렸다. 2018년부터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그 결과 2012년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3300억원 감소하게 됐다. 2015년엔 6700억원, 2018년엔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가맹점수수료수익 감소 폭이 커졌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의 합리적 개편 방안' 주제 발표를 진행 중이다./사진=황예림 기자
카드사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적격비용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올해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가 도래하지만 업계에선 적격비용이 증가해 가맹점수수료율이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2021년 이후 금리가 높아지면서 적격비용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했으나 카드사가 인건비 등을 감축해 다른 비용 요소는 외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맹점수수료율은 적격비용과 무관하게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지속 인하되는 측면도 있다. 2012년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이 내려가는 동시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현재 우대수수료율 대상이 되는 영세·중소 가맹점 비중은 전체 가맹점의 약 9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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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개인 회원의 신용카드 연회비와 가맹점수수료율을 연동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가격 탄력성이 높은 개인 회원 연회비를 가맹점수수료율과 연동하면 가맹점수수료율이 크게 높아질 수 없는 시장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가맹점이 일방적으로 카드 사용에 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는 구조도 바뀔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소비자는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결제 편의성을 누리고 있지만 연회비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 개인 회원이 결제 편의성을 위해 부담하는 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반면 가맹점은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카드수수료율을 낸다.
서 교수는 "가맹점수수료율을 개인 회원 연회비율과 연동하면 가맹점수수료율을 올리는 카드사는 그만큼 연회비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 없이도 가맹점수수료율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시장에서 가맹점수수료율을 알아서 규제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대신 영세·중소 가맹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현행 카드 의무 수납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 주도로 꾸려진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 TF'에선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상황이다. 카드 업계는 재산정 주기를 연장하는 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재산정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가맹점수수료율이 낮아졌기 때문에 재산정 주기가 길어지면 가맹점수수료율이 내려가는 시기도 늦출 수 있어서다. 금융위는 올해 안으로 TF 활동을 마무리 짓고 개선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재산정 주기를 5년으로 늘리는 안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3년마다 가맹점수수료율이 달라지면 경영상 변수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5년으로의 연장도 반갑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