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대상포진 백신 공급 중단…SK바사 반사이익 본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5.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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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MSD가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큰 SK바이오사이언스 (56,100원 ▼100 -0.18%)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글로벌 시장에서 조스타박스의 제조·공급을 자발적으로 중단한다. 조스타박스는 국내에서 2009년 4월, 만 50세 이상의 대상포진 예방 백신으로 허가된 후 사용돼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오는 9월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MSD 관계자는 "2017년 조스타박스를 대체할 수 있는 대상포진 백신이 도입되면서 조스타박스에 대한 전 세계의 임상적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며 "MSD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조스타박스의 제조·공급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제품의 품질, 안전성과 무관하며 시장 변화를 고려한 것"이라며 "국내의 마지막 조스타박스 물량과 시장에 남은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MSD가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서 빠지게 되면서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MSD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싱그릭스'가 점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 백신을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약 31만도즈를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GSK의 싱그릭스와 MSD의 조스타박스가 22만도즈를 각각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SK는 약 22만도즈를 두고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단순히 절반인 10만도즈를 나눠 갖는다고 해도 판매량이 쑥 커진다. 하지만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대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가 1회 접종 평균 가격이 10만원대인데 싱그릭스는 2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해야해 접종 완료까지 4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 과정에서 소비자가 생각보다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가격대"라며 "기존 조스타박스, 스카이조스터를 접종한 고객군과 싱그릭스를 접종하는 고객군이 각각 다른 니즈를 갖고 있어서 조스타박스 분량을 스카이조스터가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봤다.



이런 상황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도 기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분기 대상포진 매출만 4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지만, 판관비와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의 판매량이 늘면 적자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기존 사업자가 빠지는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선 긍정적이고 가격대가 저렴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며 "다만 스카이조스터가 다 점유할 것으로 낙관하면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효능 때문에 싱그릭스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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