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돈 쓸어 담는다" K-뷰티 인기…화색 도는 화장품주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5.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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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국제건강산업박람회(헬스&뷰티위크)'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국산 화장품·미용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국제건강산업박람회(헬스&뷰티위크)'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국산 화장품·미용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10년 전 중국을 중심으로 활약하다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 화장품주가 올해 제2의 호황기를 맞았다. 이번엔 미국 시장이다. 미국은 과거 중국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없을 거란 점이 긍정적이다. 아모레퍼시픽 (177,600원 ▲3,300 +1.89%)과 같은 대형 화장품 회사뿐만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사인 클리오 (38,650원 ▲50 +0.13%), 아이패밀리에스씨 (36,300원 ▲1,450 +4.16%), 실리콘투 비상장 등의 성장세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30일 증시에서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전날보다 3.8% 오른 4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8일 4%, 29일 12%에 이어 3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연초 1만3029원과 비교하면 210% 이상 뛰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 오른 18만8000원, 클리오는 2.9% 오른 4만1050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연초보다 30% 넘게 올랐다.

실리콘투는 약보합(-0.5%)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 16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9~10일에는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연초 7830원 대비 무려 400% 상승했다.



화장품주의 강세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한국 화장품은 2014~2016년 중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다 2017년 내리막길을 걸으며 6년 넘게 불황을 겪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을 넘어 미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10년 만에 제2의 호황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아모레퍼시픽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
미국 화장품 시장은 전 세계 1위 규모로 지난해 163조원에 달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에 달한다. 이런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스킨케어, 색조 베스셀러에 아누아, 조선미녀·티르티르, 클리오 등 다양한 브랜드가 포진해 있다"며 "세포라 베스트셀러에는 아모레퍼시픽 라네즈의 핵심 제품군이 20위권 내 3개 품목이나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34% 고성장했다"며 "시장 점유율 확대 속도도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중저가 품목의 시장 기여도가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대형 화장품사뿐만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들의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띈다는 점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성비 소비, 즉 저가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마스크팩과 일부 고가 브랜드에 한정되지 않고 고기능성 에센스, 썬 제품, 쿠션 파운데이션, 립제품 등으로 아이템이 다양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사들은 연초 대비 올해 추정 매출이 무려 26% 이상 상향됐고, 대형 화장품사들도 중저가 브랜드의 실적 성장세가 유의미하다"며 "미국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 중저가 브랜드사로는 클리오, 아이패밀리에스씨, 마녀공장 (27,100원 ▲350 +1.31%), 브이티 (32,350원 ▲50 +0.15%) 등에 관심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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