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집중하는 박재범, 이래서 기대된다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5.30 11:41
글자크기
/사진=모어비전/사진=모어비전


박재범을 수식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래퍼이자 R&B 아티스트가 본업이지만 소속사 모어비전의 대표이자, 모어비전 소속 아이돌을 만드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원소주라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주류 브랜드를 경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중 최근 가장 소홀했던 수식어를 꼽아보라면 아마 가수일 것이다. 그리고 박재범은 2024년 본업인 가수, 그리고 음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재범은 28일 새 싱글 'Jay Park Season 2'를 발매했다. 'Jay Park Season' 시리즈는 2024년 박재범의 새로운 행보를 담아낸 시리즈로 지난 4월 25일 'Your/My'·'Like I Do (Jay Park Remix) 두 곡이 담긴 싱글을 통해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싱글에서는 R&B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색다른 시도를 통해 아티스트로 성숙해진 모습을 담았다.



/사진=모어비전/사진=모어비전
타이틀곡 'Taxi Blurr'는 R&B와 UK 개러지 장르가 크로스오버된 사운드가 특징인 곡으로 신선한 변주 위 박재범의 그루비한 보컬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이다. 또한 KISS OF LIFE의 나띠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시너지를 줬다. 노래뿐만 아니라 퍼포먼스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사람은 뮤직비디오에서도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곡의 몰입도를 높였다.



박재범이 만들고 부른 노래에 강렬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나띠가 합류한 모습은 지코와 제니가 합작한 'SPOT!'을 연상시킨다. 차이가 있다면 'SPOT!'이 밝고 경쾌한 느낌이라면 'Taxi Blurr'는 조금 더 끈적하고 애정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수록곡 'Chapter'는 간결한 리듬의 피아노 연주 위 진솔하지만 담백하게 풀어낸 가사와 멜로디가 특징인 다운 템포의 R&B 곡이다. 그동안 박재범이 선보여온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사운드로 박재범의 목소리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사진=모어비전 유튜브/사진=모어비전 유튜브

박재범은 이번 시리즈를 시작하며 "몇 년 만에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해가 돼서 너무 기대되고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재범이 가장 음악에 집중했던 시기는 AOMG 설립 직후인 2013년부터 하이어뮤직을 설립하기 전인 2017년까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15년 발매한 정규 3집 'WORLDWIDE'와 이듬해 발매한 정규 4집 'EVERYTHING YOU WANTED'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래퍼와 R&B 아티스트라는 상반된 모습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다만, AOMG와 하이어 뮤직의 체급이 커지면서 레이블의 수장으로서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는 특히 사업가로 변신, 주류 브랜드 원소주를 론칭하며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이 맡은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본업인 아티스트로서의 활동 빈도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박재범은 그러는 사이에도 여러 아티스트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싱글, EP를 발매하며 최소한의 활동을 이어갔지만,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사진=모어비전/사진=모어비전
AOMG, 하이어 뮤직 대표직을 사퇴한 박재범은 그 무엇이 아닌 가수 박재범으로 활동할 수 있는 틈을 조금씩 만들어 나갔다. 어느 순간 은퇴설이 돌고 본인 입으로도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박재범은 2024년 음악 활동 집중을 선언하며 한동안의 은퇴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한 달에 두 곡가량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이번 시리즈는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위한 스트레칭의 느낌이 강하다. 결국 끝에는 정규 앨범이라는 거대한 결과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재범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정규 앨범도 기대해달라며 정규 앨범 발매를 예고했다.

물론, 박재범에게는 가수 말고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모어비전 소속 아이돌 제작, 원소주의 해외진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만큼은 이 모든 것보다 음악이 앞설 것이다. 과연 박재범은 남은 2024년 어떤 음악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줄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