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가 3000만원"…반값 전기차 내놓는다는 '이 회사'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5.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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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3년 뒤 3000만원 수준의 전기차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 기업들의 파상 공세에 맞서 유럽에서 만든 보급형 제품으로 유럽 시장을 사수한단 구상이다.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럽에서 유럽산 보급형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며 "매력적인 가격으로도 우리 전기차는 기술, 디자인, 품질, 고객 경험에서 보급형 부문의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 가격은 2만유로(약 3000만원)로 오는 2027년 정식 공개한단 계획이다. 일단 폭스바겐은 중간 단계로 이르면 내년 말 2만5000유로 미만의 전기차 4종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폭스바겐은 앞서 프랑스 르노와 보급형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으나 이달 초 결렬된 뒤 독자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경기 둔화와 보조금 삭감으로 전기차 판매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가격 부담을 낮춘 저가형 라인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유럽 내 전기차 평균 판매가는 약 6만5000유로로 내연기관 차의 약 2배에 이른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국산 전기차 비중/그래픽=이지혜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국산 전기차 비중/그래픽=이지혜
그 틈을 노리는 건 중국산 전기차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유럽을 적극 공략하고 있어 자칫 유럽 전기차 시장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중국 비야디(BYD)는 이미 유럽에 두 개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며 내년엔 2만유로 미만으로 소형 해치백 '시걸'을 출시한단 계획을 공식화했다. 유럽운송환경연합은 올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비중이 11%를 기록하고, 2027년엔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 가격은 유럽 브랜드보다 28%가량 저렴하다.

이를 의식한 유럽 당국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 업계를 상대로 지난해 9월부터 정부 보조금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EU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7월 초 상계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으로선 당국이 시간을 벌어주는 사이 보급형 전기차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주 폭스바겐은 유럽 자동차 업계가 2~3년 안에 경쟁 위협에 대비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서방 자동차 회사들은 반값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만5000달러짜리 '모델 2'라고 불리는 저가형 전기차 양산을 내년 초 시작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당초 내년 하반기로 계획했으나 시기를 대폭 앞당긴 것이다. 포드는 2만5000달러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 개발을 위해 종전 계획했던 3열 SUV 전기차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급형 모델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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