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정섭 검사 탄핵 심판' 처남댁 증인 신청 기각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4.05.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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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사진=뉴시스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사진=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처남 마약 투약 묵인·대기업 접대 등 의혹을 받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탄핵 심판에서 국회 측 증인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국회 측은 이 검사 처남댁인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으나, 헌재는 강 대변인이 제출한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28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이 검사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국회 측이 신청한 강 대변인에 대한 증인 신청을 기각했다. 강 대변인은 이 검사 처남 조모씨의 배우자로, 이 검사가 과거 처남의 마약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헌재는 "강 대변인은 진술서를 통해 탄핵 심판과 관련해 본인이 경험하거나 증언하고자 하는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청구인(이 검사) 측에서 증거 사용에 동의함으로써 사실상 반대신문을 포기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검사 측이 증거 채택을 동의해 증인으로 부를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더불어 국회 측이 대기업 임원, 마약 사건 수사관 등 증인 4명을 신청한 것도 기각됐다. 헌재는 "탄핵소추 사유나 준비기일, 1차 (변론)기일까지 전혀 특정되지 않은 사람들이고 또 어떤 행위와 관련성 있는지, 직무 관련성 관련이 있는지 명확한 소명이 없는 상황"이라며 "증인 채택해 신문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라고 했다.



이 검사 측과 국회 측은 이날 처남 조씨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에 대한 증거 채택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헌재는 조씨의 휴대전화를 검증한 포렌식 업체에 문서 제출 명령을 내려 분석 결과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강 대변인은 조씨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을 사설 업체에 의뢰했지만, 업체는 의뢰인과 사용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분석 결과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 측은 △강 대변인이 타인의 휴대폰을 절취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물이고 △원본 동일성과 무결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소추 사유와 무관하고 이미 공개된 내용인 만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청구인 측은 △강 대변인이 조 씨 휴대폰을 절취한 적이 없고 △부부 사이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돼 처벌할 수 없으며 △실체적 진실이라는 공익을 고려할 때 증거 능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헌재는 포렌식 결과에 대한 증거 채택 여부를 추후 논의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3차 변론기일은 다음 달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검사는 이날 변론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타인이 추출한 정보를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게 대법원 판례"라며 "재판관님들이 잘 판단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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