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얼차려 사망사건' 경찰에 넘긴다…"군기교육 규정 위반 식별"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4.05.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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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지휘관, 완전군장 시키고 달리기·팔굽혀펴기 시켜…숨진 훈련병은 '이병→일병'으로 추서

육군 훈련병이 지난 23일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긴급후송됐으나 치료 중 이틀 만인 25일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육군 제5포병여단 강속대대 장병들이 지난 23일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유격장에서 유격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관련 사진은 이번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육군 훈련병이 지난 23일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긴급후송됐으나 치료 중 이틀 만인 25일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육군 제5포병여단 강속대대 장병들이 지난 23일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유격장에서 유격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관련 사진은 이번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육군이 군기훈련 중 숨진 '훈련병 사망 사건'을 경찰에 넘긴다.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대 내 사망 사고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군은 관련 사안을 민간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대령)은 28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해당 사건을 강원경찰청으로 이첩한다"며 "육군은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민간 경찰과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과정에서 군기교육 간 규정과 절차에서 문제점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서 과장은 "사건을 (경찰에) 이첩할 땐 인지통보서를 작성하는데 문서상에 (군기교육에서) 식별된 (규정 위반) 문제점들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CCTV(폐쇄회로TV) 녹화본을 포함해 일체를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강원도 인제군 모 부대 신병교육대대에 입소한 훈련병 한 명이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쯤 동기 5명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졌다. 훈련병은 쓰러진 직후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25일 오후 상태가 악화해 사망했다. 훈련병 입대 날짜는 지난 13일로 불과 열흘 만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군기훈련은 '군인의 지위·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에 따라 군기 확립을 위해 공개된 장소에서 훈련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체력을 증진시키거나 정신을 수양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신교대 지휘관은 숨진 훈련병 등 6명에게 완전군장을 시키고 달리기와 팔굽혀펴기 등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개정된 '군인의 지위·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군기훈련은 하루 2시간 이내로 실시하되 1시간 초과 시 중간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돼 있지만 이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육군은 지난 27일 숨진 훈련병을 '일병'으로 진급 추서(追敍)했다. 추서란 사망한 군인에게 1계급을 올려주는 것을 말한다. 훈련병은 입대 날부터 이등병이어서 1계급 진급하면 일병이 된다. 사망한 훈련병이 1계급 진급한 것으로 볼 때 군기훈련 중 지휘관의 규정·절차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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