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15일 오전 세종시 보람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사)한국 1형당뇨병 환우회 회원들과 투병중인 소아·청소년 환우 2백 여명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린이가 1형당뇨의 중증난치질환 지정과 연령구분 없는 의료비 지원을 촉구하는 동안 눈물 짓고 있다. 환우회는 '소아당뇨'라는 이름을 1형당뇨병의 중증도와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췌도부전증'으로 병명을 변경해 달라고 제안한는 등 정부에 지원대책 마련을 요구했다.2024.1.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A군도 병원을 찾았을 때 급성 케톤산혈증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병원에서는 즉시 소아응급 전담전문의와 전담 간호사가 나서 환자 상태를 파악했다. 의식 상태 평가, 정맥로 확보, 응급 수액, 약물 투여, 각종 검사에 이어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의를 거쳐 소아 중환자실 입실이 결정됐다. 중환자실에서는 △생체신호 감시 △정맥로 유지 △혈액 검사 △영상 검사 △수액과 연속 약물 주입 등 집중 처치가 이뤄졌다. 1시간 간격으로 혈당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맞춰 다음에 쓸 수액과 약물을 결정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의료진은 혈압·맥박 등 생체신호를 24시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환자의 상태 변화를 시시각각 확인했다.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처음 1형 당뇨병을 진단받는 A군과 보호자도 혈당 검사 방법, 인슐린의 종류와 주사 놓는 법, 저혈당·고혈당 대처법 등 알아야 할 점이 너무 많았다. 입원 중 주치의가 나서 별도의 시간을 들여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소아 내분비 전문의가 회진을 올 때마다 혈당 상태, 인슐린 투약과 용량 조절, 당뇨식 등 질문이 쏟아졌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라 같은 내용을 몇 번씩 반복해서 묻기도 했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처치로 다행히 A군은 건강을 되찾고 일주일 뒤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
지난 3월 1형 당뇨병으로 역시 응급실→중환자실→병동 입원을 거친 B군은 퇴원 시 본인부담금으로 총 102만3230원이 나왔다. 이 중 소아 내분비 전문의의 1형 당뇨병 신규 환자에 대한 진료, 교육에 책정된 비용은 A군과 마찬가지로 5만원이 채 안 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의료개혁 정책 토론회-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에서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2024.04.18. [email protected] /사진=정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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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1형 당뇨병은 환자가 사용해야 하는 기기와 질환 등에 대한 교육으로 진료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입원 후 1주일간 환자를 돌봐도, 외래에서 15분 이상 상담을 해도 보상이 부족해 환자를 볼수록 병원은 손해다. 이에 따라 환자는 병원을 찾아 헤매고 전문의는 육성되지 않는 악순환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1형 당뇨병을 보는 의사는 첫 진단에 마음 졸이며 걱정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교육과 건강 관리, 처치 결정에 더 많이 노력하고 신경을 쓴다"며 "의사에게 보람과 희생만을 강요하지 말고 중증 난치질환의 지속가능한 진료를 위해 치료·관리 수가를 제정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수가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병원 경영에 마이너스가 되는 환자가 됐다. 1차 의료기관은 (진료 역량 등을 이유로) 못 가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과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며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성인·임신 등 생애전주기별로 관리 방법이 다르고 새로 나오는 의료기기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의사·영양사 등 전담팀이 꾸려질 수 있게 적절한 보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