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이 '설계자'에 담은 새로운 얼굴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5.28 09:56
글자크기

차갑고 냉정한 청부살해업자 역할 맡아 열연

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


"새로운 얼굴을 담았습니다"

'이 배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에게 손짓하는 배우가 있다. '절세미남'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강동원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5월 29일 개봉.



강동원은 이번 '설계자'에서 영일 역을 맡아 이전과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을 죽음으로 위장하는 사고를 설계하는 영일로 분한 강동원은 시선 뗄 수 없는 높은 몰입도를 뽐낸다. "이전 작품에서 강동원의 이런 얼굴을 본 적이 있었는가"라는 생각에 빠질 정도로 강동원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날카로운 눈빛에 의심하고 혼란에 빠져드는 감정 연기는 낯설다. 낯설어서 흥미롭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을 예고한 강동원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


-이번 '설계자'를 선택한 결정적 계기가 있는가.

▶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다.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 청부 살인 의뢰인의 요구를 들어주는 콘셉트 자체가 좋았다. 그게 기존 범죄물과 다르게 심리 드라마처럼 풀어가는 게 신선했다. 또 영일이 진짜가 뭔지를 믿지 못하면서 미쳐가는 것 같았다.

-신인 감독 이요섭 감독과 '설계자'로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땠는가. 또, 이 감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일하면서 느낀 큰 장점은 디테일하다. 섬세하고, 아기자기하다. 그래서 (이요섭 감독의) '범죄의 여왕'을 보셨으면 아실 텐데, 실제 성격 취향이 '범죄의 여왕'처럼 귀엽다. 저희 영화처럼 뭔가 어둡고 이런 것보다, 본인 성격은 귀엽다. 평소 선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잘 됐으면 좋겠다.

-'설계자'에서 영일이 굉장히 냉정했다. 강동원도 영일처럼 냉정할까.

▶그렇지는 않다. 영일한테 좀 배워야 한다.

-'설계자'에서 맡은 영일은 어떤 인물이었다고 생각하는가.

▶ 리플리증후군까지는 아니지만, 경계성 인격장애가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소시오패스적이고, (팀원들을) 자기 옆에 두려고, 가스라이팅도 서슴지 않는. 차갑고, 그런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미쳐가면서, 아무도 못 믿게 되고, (원래도) 믿는 성격도 아니지만, 누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생각하는 심리 변화가 무척 재미있었다.

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
-'설계자'에서 영일은 심리적으로 어려운 캐릭터. 이런 극 중 인물의 전사를 어떻게 설정하고 연기를 했는가.

▶ 이게 제가 생각한 건지, 시나리오에 있었던 건지 기억이 안 난다. 제가 연기하면서 생각한 게, 짝눈(이종석)이랑 어릴 때 버려져서 앵벌이 하며 자라다가 출생신고도 안 된 상태서 어딘가로 도망쳤는데, 살인 청부 업체에서 데려다가 일을 시키면서 이쪽 세계에 입문했다. 그 이후 성장하며 자기들을 부려먹던 사람들을 죽이고 이 일을 계속 해왔다. 둘이서 하다 안 되니까, 재키(이미숙)를 요양원에서 데려와 약을 끊게 하고 가족처럼 일을 하다가 삼광보안(극 중 영일이 이끄는 청부 살인 실행 업체)의 사업규모가 커져서 변장을 잘 하는 애가 필요해서 이태원에서 월천(이현욱)을 픽업했다. 일이 많아져 월천이 힘들다 하니 배신 안 할 것 같은 점만(탕준상)을 데려온 거다. 점만이는 왜 데리고 왔을까 싶다. 생각해봤는데, '쟤 돈좀 벌게 해주자' 그래서 점만이를 데려다가 지금의 비지니스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했다.

-'설계자'에서 영일은 함께 일하는 팀원들을 정말 잘 부린다. 실제 강동원도 주위 사람을 잘 부리는 편인지 궁금하다.

▶ 저는 잘 못한다. 당하면 당하는 쪽이지, 부리지 못 한다.

-강동원은 '설계자'에서 서늘하고 차가운 영일의 이미지를 잘 전달했다. 이에 스스로도 만족스러운가.

▶ 개인적으로 영일이 모습에는 만족하는 편이다. 100%라는 거는 없지만, 무척 새로운 얼굴 보였던 거 같다.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지점이었다.

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배우 강동원/사진제공=AA그룹
-새로운 얼굴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런가.

▶ 영월이 월천을 의심하는 장면이 새롭게 느껴졌다. 제게 평소 없던 얼굴이 생긴 느낌이었다. 약간 분노를 억누르는 느낌이다. 또 재키랑 얘기하다가 짝눈이 계속 언급되자 화내는 것도 좋았다. 진심으로 화가 나 보인 거다.

-관객들이 강동원의 새로운 얼굴을 믿고 극장으로 와도 될까.

▶ 제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만족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것도 호불호 있을 수 있겠다. 아쉬운 지점이 몇 군데 있을 수 있다. 정답은 없지만, 안 해봤던 거라서 그렇다. 물론 이제, 감정 수위 표현은 달리 했던 거 같다. 다음 작품에는 다른 표현을 해보고 싶다.

-짝눈 역 이종석과 호흡은 어땠는가.

▶ 좋았다. 출연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제가 외로울 때 나타나서 동지 같다. 혼자 남았을 때, 동료가 되어줘 감사하다.

-'설계자' 주연 배우로 이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고 할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

▶ 저는 영화 중반에 긴장감이 되게 좋았다.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영일이가 모두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쫓아가는 지점이 좋았다. 사고가 일어나고, 두번째 사고 일어나고, 영일이가 모두 의심하고.

-'설계자' 그리고 강동원. 관객들이 어떻게 봐줬으면 하는가.

▶ '이 배우가 이런 얼굴 있었나'라는 생각을 극장에 와서 보시면 할 것 같다. 제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어떨 때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예전에 분노하는 신, 지금 분노하는 신 다를 듯하다.

-'설계자'는 강동원에게 어떤 영화가 될까.

▶ 또 다른 신인 감독님과 한 작품이 될 거다. 제 개인적으로 배우로서는 한층 성장했다고 느껴진다. 이게 관객들이 봤을 때, 못 느낄 수도, 느낄 수도 있다. 제 작품, 제 팬분들이라면 느낄 거다. '어, 다른데'라고. 아무튼 ('설계자'에서) 서늘하게 보이는 것들이 제가 배우로서, 이런 지점,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배우가 됐다고 할 수 있겠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