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라 살 뺐는데 뜻밖의 부작용…너무 마르면 심장병 위험 '쑥'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5.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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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당뇨병이라 살 뺐는데 뜻밖의 부작용…너무 마르면 심장병 위험 '쑥'


당뇨병 환자에서 저체중이 지속될수록 향후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원영, 이은정 교수와 메트로웨스트병원 유태경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2009년~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검진을 실시한 126만8383명의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심부전 발생 위험도를 추적 관찰해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4년 전 BMI 와 연구 시작 시점의 BMI에 따라 ▲BMI가 모두 정상범위인 지속 정상체중 그룹(18.5㎏/㎡ 이상) ▲BMI가 모두 저체중 범위인 지속 저체중 그룹(18.5㎏/㎡ 미만) ▲정상체중에서 저체중으로 변경된 그룹 ▲저체중에서 정상체중으로 변경된 그룹으로 나누어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 변화에 따른 심부전 발생 위험도./사진=강북삼성병원당뇨병 환자에서 체중 변화에 따른 심부전 발생 위험도./사진=강북삼성병원
그 결과, 지속 정상 체중 군과 비교해 '정상체중→저체중 변경' 그룹과 '저체중→정상체중' 변경 그룹은 심부전 위험도가 각각 39%씩 모두 동일하게 높아졌다. 지속 저체중 군에서는 심부전 발생 위험도가 61%로 높아져 가장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심장의 기능이 저하된 병이 심부전(心不全·heart failure)이다. 암과 비견될 만큼 치명적인 질환으로 5년 내 사망률이 60~70%로 폐암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심장·뇌혈관 질환 중 가장 빠르게 사망률이 증가하는 병이기도 하다. 체내 장기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돼 호흡곤란, 소화불량, 식욕부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부전 유병률(병을 앓는 비율)은 22%까지 이른다고 보고된다. 일반인의 4배 정도 높은 수치다. 심부전 환자는 정상 체중보다 저체중이 예후가 좋지 못하다고 알려졌지만 당뇨병 환자에서 저체중 자체가 심부전의 새로운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기존 연구가 거의 없었다.

/사진=강북삼성병원/사진=강북삼성병원
이원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체중이 오랜 기간 지속될수록 심부전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영양결핍 또는 대사 장애로 인해 근육과 지방이 소실되고, 이에 따라 체내 염증반응이 진행되기 때문"이라 추측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는 심부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건강한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 관리, 내과적 치료를 통해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노인의학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악액질, 근감소증 및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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