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지난 27일 저녁 10시46분쯤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2호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 영상=합동참모본부
북한이 지난 27일 한밤 중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지만 기술 결함으로 결국 폭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만리경 1호를 실은 우주로켓이 발사되는 장면. / 사진=뉴스1
北 정찰위성 발사 자행, 한일중 협력 균열 노렸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는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은 지난해 5월·8월 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를 자행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기술적 보완을 거쳐 같은해 11월 만리경 1호를 고도 500㎞에 안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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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발사 실패로 러시아의 지원 하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예고한 연내 정찰위성 3기 배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쏴올리는 과업 실행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한일중 협력체계에 균열을 내겠다는 정치적 계산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이날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건 한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에도 불만 메시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중외교안보대화'(외교·국방 2+2 회의) 등을 신설하기도 했다.
전날 한일중 정상회의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데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다만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북한을 지목하는 대신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도 발사 실패 인정…책임자 문책·처벌 이어질까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정찰위성 2호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통신은 "지난 27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1호'(정찰위성 2호)를 신형위성운반 로켓에 탑재해 발사를 단행했다"면서 "신형위성운반 로켓은 1계단(1단) 비행 중 공중 폭발해 발사가 실패했다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NATA) 부총국장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는(부총국장은)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장지휘부전문가 심의에서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언급했다"며 "또한 기타 원인으로 될 수 있는 문제점들도 심의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발표한 내용으로 볼때 정찰위성을 실은 우주로켓 1단에 문제가 생겨 공중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 실패로 책임자 문책과 처벌 등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3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일명 백두산 엔진) 지상연소 시험에 성공하자 과학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직접 업고 격려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이 로켓·위성 등과 같은 우주기술에 관심이 크고 실패할 경우 책임자 색출과 문책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2호 폭발 장면을 찍어 보도한 장면. / 사진=NHK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17년 3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일명 백두산 엔진)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하자 과학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직접 업고 격려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