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오른쪽 세 번째)이 유력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축하단을 이끌고 지난 26일 저녁 대만에 도착했다./사진=대만 외교부X
27일 대만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 6인으로 구성된 미국 의회 대표단이 30일까지 일정으로 전날 대만을 방문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27일 오전 이들을 만나 "대만은 미국과의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힘을 통한 평화'라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국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미국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23일부터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왔다. 라이칭더는 이에 대해 26일 "대만해협에서 파도를 일으키는 어떤 나라도 국제사회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와 동시에 미국 국회 대표단이 대만을 찾아 힘을 실어준 거다.
특히 올해는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도 대만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내용들을 법제화한 '대만관계법' 제정 45주년이다. 존슨 의장이 매콜 의원 등을 대표단으로 파견한 것도 공식적으로는 이 때문이다. 여기에 26일 한일중 정상회담이 개막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지난 20일 라이 총통 취임 이후 동북아 정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3일(현지시간)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 속 타오위안의 군 부대를 방문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24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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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북아를 중심에 두고 정치경제적 블록화는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AI(인공지능) 붐으로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중국계 CEO 젠슨 황은 26일 아내를 대동하고 대만으로 갔다. 6월 초까지 머물면서 대만 최대 IT행사 중 하나인 컴퓨텍스2024에서 기조연설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대만 방문 직전인 지난 25일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유산(Heritage)의 날'을 기념해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도 했다.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결속은 여전히 국제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는 공급망 이슈를 재점화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을 방문 중인 리창 중국 총리도 한일중 3자회담에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중국과 협력해달라"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거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강성 라이칭더 취임 이후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결속이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의 대대적 군사훈련, 미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 젠슨 황의 공개적 행보가 이어지며 동북아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시계 제로로 빠져들게 됐다. 북한의 돌발행동에 대해 한일중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동일한 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