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위베 폴슨 CIP 파트너/사진=권다희 기자
전세계 160여 개 기관투자자 돈 280억유로(약 41조5000억원)를 12개 펀드로 나눠 투자하는 덴마크 투자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의 토마스 위베 폴슨 파트너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시장"으로 꼽으며 남긴 평가다.
CIP는 재생에너지·수소 등 이른바 '그린' 투자에 특화된 운용사다. 이 분야 전문 투자 펀드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굴린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CIP의 아태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폴슨 파트너를 만났다. 그는 현재 일본 도쿄에 상주하고 있으며, CIP의 아태 지역 핵심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하나인 대만 '창팡시다오(Changfang Xidao)' 단지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했다. 인터뷰 역시 준공식이 열린 타이베이 하이라이 호텔에서 진행됐다.
대만·일본 등과 비교할 때 한국 시장이 보유한 눈에 띄는 강점은 '공급망'으로 요약했다. 그는 "한국의 해상풍력 공급 업체들이 이미 하부구조물, 케이블 등을 공급하고 있고 한국 이외의 시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해상풍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국내에서 갖추고 있다는 장점은 이러한 역량이 없는 지역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장점"이라 했다. 그는 "연기금과 생명보험사의 자본을 투자하는 CIP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실행 시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큰 이점"이라 부연했다. CIP는 현재 울산과 전라남도 서남해 지역에서 4G(기가와트)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CIP 측은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이 준공돼 20여 년간 운영될 경우 한국에서 집행되는 투자액을 약 30조 원으로 추산한다.
한국, 대만, 일본의 전력원 중 풍력 비중 추이/출처: 엠버(https://ember-climate.org/)
한국·일본·대만이 해상풍력을 하기에 유사한 환경을 갖췄음에도 대만의 속도가 가장 빠른 이유 역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졌기 때문"이라 했다. 그는 "대만은 정부 부처 측면에서 해상풍력에 대한 우선 순위가 높다"고 했다. 대만에는 이미 2GW 이상의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됐다. 한국과 일본의 해상풍력 설치 용량이 아직 0.1GW대인 것과 격차가 크다.
폴슨 파트너는 한국 정부가 공표한 2030년 해상풍력 보급 목표 14.3GW를 언급하며 "한국의 장점은 야망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해상풍력 개발을 시작하기 환상적인 출발점"이라며 "하지만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간 원스톱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허가 창구 일원화 등으로 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정책적 지원이 가세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에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