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 '미녀와 순정남'을 나락서 구해낸 하드캐리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5.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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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에 시청률은 상승곡선 "경사났슈~"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의 임수향./사진=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의 임수향./사진=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한 여배우. 이렇게까지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악재에 악재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밑바닥에서 새로운 삶을 만들면서, 시청자들의 눈에 쏙 들어왔다. 배우 임수향이다.

임수향은 지난 3월 23일 첫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에서 여주인공 박도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임수향이 현재 '미녀와 순정남'에서 펼치는 열연은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하드캐리' 그 자체다. 대본 속 박도라의 상황을 연기로 만들어 내는 임수향의 모습이 단순한 열연을 뛰어넘었다. 방송 초반 지현우와 함께 직진 멜로를 그리는 듯 했지만, "이건 파국이다"라고 할 정도로 추락했다.

임수향은 추락한 박도라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14회, 15회에서 임수향의 톱배우 추락 열연은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박도라는 엄마 백미자(차화연)의 빚으로 인해, 빚투에 휘말리면서 끝없이 추락했다. 마지막에 포기했지만, 누드촬영까지 나섰다. 이후 공진단(고윤)에게 손을 내밀고, 위기에서 탈출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포기했다. 또 자신을 믿어줘야 할 고필승까지 외면하자 끝내 해서는 안될 선택까지 하고 말았다. 공진단의 함정에 걸려 제대로 망가지고 말았다.

임수향은 박도라의 처절한 상황이 피부에 느껴질 만큼 생생하게 그려냈다. 애써 감정 추스르다가 터지는 감정신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연인이 된 남자 앞에서 자신을 믿어달라고, 믿어달라고 애원하는 그 말 한마디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쓰라리게 했다. 선을 넘었다 싶을 정도로 그려진 극 중 상황은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여배우가 소화하기 적잖이 힘들었을 법 했다. 모처럼 주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임수향이 톱배우이지만, 도도함보다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했던 터라 극 중 상황은 충격 그 이상였다.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의 임수향./사진=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의 임수향./사진=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임수향의 연기는 16회부터 또 한번 빛을 냈다. 박도라가 김지영으로 새 삶을 살게 되면서부터다. 죽음을 선택했던 박도라는, 우여곡절 끝에 바닷가에서 발견된 후 김지영으로 살게 됐다. 앞서 새침하고, 러블리했던 박도라의 모습을 싹 지웠다. 새로운 캐릭터가 됐다. 뽀글머리에 구수한 사투리를 장착한 친근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미워할 수 없는 김지영으로 임수향이 매력 발산에 나섰다. "'미녀와 순정남'에서 아름다움 따위는 사치"라고 할 정도로 임수향은 내려놓았다. 촌티나는 분장과 말 끝에 '~유' '~여'를 붙이는 사투리 대사를 구사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까지 선사했다. 15회 이후 180도 달라진 임수향의 연기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지영과 동기화된 임수향은 극 중에서 밑바닥까지 추락했지만, 연기력은 제한선 없이 상승 중이다.

임수향은 지현우와 환상의 호흡에 능청스러운 1인 2역 연기로 '미녀와 순정남'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이에 지난 12일 16회가 18.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방송 초반부터 이어진 시청률 부진의 굴레서 벗어날 초석을 마련했다. '엉뚱발랄'로 이미지를 뒤바꾼 임수향은 떠나간 시청자들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임수향은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에서 단사란/금사란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아이리스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아이가 다섯', '불어라 미풍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우아한 가',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우리는 오늘부터', '닥터 로이어', '꼭두의 계절'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흥행, 실패를 다 겪으며 산전수전을 다 경험했다.

이런 경험치가 '미녀와 순정남'에서 박도라와 김지영으로 분한 임수향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하드캐리 열연을 펼치고 있는 임수향. 시청률의 아쉬움은 남지만, 연기만큼은 '인생 캐릭터 탄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환상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연기에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임수향이 또 어떤 열연을 펼칠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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