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명문대 학원강사 출신" 거짓말로 4억 뜯어낸 고졸 강사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5.2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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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자신을 대치동에서 11년간 대학입시를 담당한 명문대 출신 강사라고 속이고 거액을 편취한 전직 학원강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지난해 11월27일 사기와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중학생 자녀의 특정 고등학교 진학을 원하는 B씨에게 자신을 대치동에서 11년간 대학입시를 담당한 명문대 영문학과 출신 강사라고 속이고 입시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1억138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관리하는 유능한 선생님들이 있는데 강사진 최소 학벌이 저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도 거짓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는 2014년간 서울 관악구 일대의 각종 보습학원에서 보조강사나 아르바이트를 한 경력이 있을 뿐 대치동에서 대학입시를 담당한 적은 없었다.

그 외의 내용도 모두 허구였다. A씨의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었고 관리하고 있다는 명문대 출신 강사진도 없었다. A씨는 애당초 과외 아르바이트 매칭을 위해 개설된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교습자들을 조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계획으로 A씨가 학부모들에게 지급받은 수업료는 시간당 최소 8만원에서 최고 30만원 수준이었다. A씨는 자신이 조달한 교습자들에게는 수업료의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B씨에게 행한 범행과 같은 방식으로 재수생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원하는 또 다른 학부모에게 접근해 5446만원을 챙겼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C씨에게도 접근해 현직 미대 교수들과 친분이 있다고 거짓말하며 2억3786만원을 뜯어냈다.

A씨는 2022년 2월에도 사기죄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해 각종 거짓말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합계 4억원이 넘는 거액을 편취했다"며 "피해자들은 장기간 끌려다니면서 극심한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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