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고 김치찌개 퍼주고…기자 초대한 尹 "언론 없으면 정치인 없다"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박종진 기자 2024.05.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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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4. photo@newsis.com /사진=[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4. [email protected]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출입기자단과 만찬을 갖고 "여러분의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저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출입기자 약 200여명과 함께 만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앞치마를 두른 채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등을 준비했고 고기도 구웠다. 정진석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등 주요 참모들도 직접 고기를 굽는 등 행사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약 2시간 동안 기자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중단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 대해 "아쉽게 마무리됐는데 국민의 알권리 충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보다는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고민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자들과 자주 소통하겠다. 워낙 언론과 자주 소통하는 분위기 속에서 평생 공직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언론을 배척하거나 불편해한 적은 없다"고 했다.

외교 분야에 대해서는 언론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의 과정을 모두 말해줄 순 없지만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왔고 또 들이고 있다"며 "외교, 안보, 공급망 이슈 등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고, 기자들과 국내 정치 못지않게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싶은데 기자들의 관심이 국내 정치 현안에만 쏠린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에 대해 "저출생은 혁명적인 수준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보면 저출생은 모든 과제가 다 연결돼 있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현재 정부는 부모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 형태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돈이 없이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키우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책임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4. photo@newsis.com /사진=[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4. [email protected] /사진=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아까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나 정치하는 사람에서 볼 때 불편하기도 하다는 얘기를 하신 기자분들이 있는데 그건 맞다"며 "아마 전 세계 모든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언론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론이 없으면 그 자리에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으로부터 비판도 받고 공격도 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이 언론 때문에 저와 우리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지금 온 것"이라며 "그래서 여러분들과 더 공간적으로 가깝게 시간을 더 많이 가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인 해외 연수 기회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며 "언론도 이런 글로벌 취재, 국제 뉴스를 더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기자 여러분의 연수 취재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더 노력하겠다. 언론 문화 정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는 (해외 연수 발탁 언론인 수를) 세 자리로 한번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주자 시절이던 2021년 9월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김치찌개와 불고기, 계란말이 등을 직접 요리하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후 지역 유세 등 정치 행보 과정에서 기자들은 덕담 삼아 '대통령에 당선되면 김치찌개를 끓여달라'고 요청했었고 이 약속이 이날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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