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요한 거부권 행사는 그 자체로는 모호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거의 5년 동안 WTO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2년 전 WTO의 격년제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다시 가동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이 목표가 실패한 상태로 올해 초 열린 최근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표정 하나 안 변하고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결의했다.
매일 충격적인 소식이 나온다. 다른 경제 대국들보다 자유무역을 더 지지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의지도 큰 것으로 여겨지는 유럽연합(EU)조차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기 직전이다.
지난달 유럽연합 관리들은 보조금 조사의 일환으로 중국의 대형 보안장비 제조업체를 급습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 군대에 지원을 제공한 중국과 터키 기업을 포함한 300개 이상의 단체에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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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해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징후 중 하나가 보조금과 제재의 급증이다. WTO 같은 기구는 상품과 자본의 이동에 대한 장벽을 제거하고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규칙이 약화되면서 장애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 과정은 뒤집히고 있다.
이 불행한 퇴보가--더 나은 용어가 없어 '탈세계화'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이제 경제 데이터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통합이 느슨해진 세계에서 자산 가치를 재평가하고 자본을 재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가 아직 세계의 생활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거대하면서도 우려스러운 도박이다. 세계화로 인해 이루어진 엄청난 빈곤 감소가 세계화 없이도 계속될 수 있을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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