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는 미국의 한 은행에 재직하다가 귀국한 후에는 칸타에 재직해 금융,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브랜드 가치가 기업이 미래에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고객과의 '끈'이며, 스케일업하려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사진=김성진 기자.
인터브랜드 한국법인의 문지훈 대표는 지난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은 이름을 들으면 막연히 큰 회사, 돈 잘 버는 회사, 또는 작년에 적자였는지 흑자였는지가 생각나지만 테슬라나 애플, 아마존 등은 혁신기업, 참신함 등 이미지가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개인투자자가 1500만명, 국민 3명 중 한명이 투자하는 시대"라며 "기관투자자만 상대하던 IR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 PR을 섞어 스토리를 함께 얘기해야 밸류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중에도 25년 전 런던비즈니스스쿨과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계량하는 수학 공식을 개발해 매년 글로벌 기업들의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표도 이날 한국 기업 중 브랜드 가치가 상위 50위인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24'를 발표했다.
하지만 재무성과가 전부는 아니다. 23~24위는 코웨이가 매출 4배 차이를 뒤집고 CJ제일제당을 앞질렀다. 33위는 지난해에 50위 안에 들지 못했던 CJ올리브영이 매출이 세배인 편의점 GS25의 운영사 GS리테일을 뛰어넘었다. 이런 사례는 수두룩하다.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가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50'을 발표한 후 '기업의 브랜드 주가를 높이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브랜드 강도는 본질적인 힘이다. '제품 잘 만드는 기업', '고객 응대가 친절한 기업', '한국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기업' 등 오랜 시간 굳어진 이미지로, 미래에도 기업에 이익이 되는 힘이다. 문 대표는 "브랜드 강도를 키우려면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을 확실히 세우고, 직원들에게 내재화하는 등 크게 4가지를 지켜야 한다"며 "샤넬, 시몬스 등도 오랜 세월 쌓아온 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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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중견, 중소기업도 브랜드 가치 제고와 ESG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견기업들이 당장의 비즈니스를 위해 가격 할인, 유통 확장 등에 힘을 쏟는데 그건 당연한 것이고, 한층 더 성장하려면 브랜드 가치를 기업에 녹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브랜드 가치를 잘 이용해야 밸류업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ESG는 기본적인 요소"라며 "두각을 내려 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해야하는 것이다. ESG란 단어도 조금 있으면 없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표는 "(중견, 중소기업은)회사 색깔에 맞춰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명확한 사업 전략을 정립하고, 고객 경험 혁신도 해야 한다"며 "고객은 브랜드를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하면 충성도가 올라가니 큰 예산이 필요한 광고보다는 콘텐츠로 소비자와 일상적인 교류를 하고, 의미 있고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도록 전략을 수립하시라"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