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이사장 "좀비기업 퇴출 제도 검토…밸류업에도 도움"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5.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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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오전 서울사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이란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오전 서울사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이란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시장을 교란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해 "좀비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으면 투자자금이 묶여 있게 되기에 정리가 이뤄지면 다른 건전한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로 전환할 수 있다"라며 "원칙에 맞는 퇴출 제도를 운영해 진입과 퇴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자본시장 건전성도 유지하고 기업 밸류업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상장 기업의) 퇴출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검토를 시작했다. 필요하다면 용역을 발주하고 진행 과정에서 여러 의견 수렴해 정책당국과 협의를 거치고 상장기업 퇴출을 좀 더 원칙에 맞게끔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과제"라며 "긴 호흡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는 시장 압력, 즉 마켓 프레셔(Market Pressure)나 동종 업계에서의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를 통해 자본시장 문화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라며 "인덱스(지수)가 발표되면 자산운용사나 관련 기관에서 펀드를 만들고 인덱스에 포함된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생겨날 것이다. ETF(상장지수펀드) 등과 같은 투자 펀드가 연말 정도에 구체적으로 조성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어떤 기업이 지수에 포함될 예정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의 기준점은 결국 자본효율성을 확대하고 개별 소액 투자자들에게 친화적인 경영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다만 기업이 소속된 업종이나 산업의 성숙 단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대상 기업 선정에 있어 산업의 특성, 기업 규모별 특성, 산업의 발전단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일본과 뉴욕에 IR을 갔을 때 많은 기관 투자가들이 중국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 있는데 회수 자금을 아시아 어느 지역에 투자할지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면서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표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해외 기관 투자자 등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이사장은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책임있는 당국자들이 와서 나름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수요가 꽤 있었다"라며 "그런 수요를 감안해서 추가적인 해외 IR 등을 시기를 잘 봐가면서 가능한 조기에 실시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불법 공매도 감시를 위한 중앙 차단 시스템(NSDS) 개발 시기에 대해서는 "저희 생각으로 1년에서 많이 단축하면 10개월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라며 "가능한 한 단축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단축만이 능사가 아니고 얼마나 안정적인 탐지 시스템을 만드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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