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혁신 지원하면 성장률 0.2%p 개선…"'똑똑한 이단아' 키워야"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5.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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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저출생·초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에 대응하려면 기업의 혁신활동을 촉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의 혁신활동이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선 △기초연구 강화 △벤처캐피탈(VC)의 혁신자금 공급 △혁신창업가 육성을 위한 사회여건 조성 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혁신과 경제성장: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 분석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활동과 관련된 연구비 지원과 산학협력 확대 등 기초연구가 강화될 경우 경제성장률과 사회후생은 각각 0.2%포인트(p), 1.5%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금 공급여건 개선과 신생기업 진입 확대 등 혁신기업 육성이 진전될 경우엔 성장률이 0.1%p, 사회후생이 1.4%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성 성장세는 2010년 이후 둔화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R&D(연구·개발) 지출규모와 미국 내 특허출원건수는 각각 세계 2위, 4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10년동안 6.1%(2001~2010년 연평균)에서 0.5%(2011~2020년)로 낮아졌다.



한은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실적의 질이 낮아진 점 △중소기업의 혁신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된 점 △혁신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감소한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먼저 대기업은 전체 R&D 지출 증가를 주도했지만 생산성 성장세는 정체됐다.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에 출원한 특허건수 가운데 대기업이 기여한 비중은 약 95%이지만 특허피인용건수는 중소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은 혁신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2010년대 이후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됐다. 또 혁신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줄면서 저업력 중소기업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업력 중소기업 가운데 설립 후 8년 내에 미국 특허를 출원한 신생기업의 비중은 10%를 하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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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같은 혁신기업의 문제점이 △기초연구 지출 비중 축소 △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 부족 △혁신창업가 육성여건 미비 등과 연관돼있다고 지적했다. 신생기업의 진입 감소 원인으로는 혁신창업가의 육성 환경 부재를 꼽았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대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창업가는 주로 학창시절에 인지능력이 우수한 동시에 틀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똑똑한 이단아'인 반면 우리나라는 '똑똑한 이단아'가 창업보다 취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초연구 강화를 위해 △내부 기초연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산학협력 확대 △혁신클러스터 활성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성을 갖춘 VC의 혁신자금 공급기능을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성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의 VC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 며 "투자자금의 중간 회수가 원활하도록 M&A(인수·합병)과 IPO(기업공개) 시장을 활성화하고 민간 VC의 역할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똑똑한 이단아'의 창업 도전을 격려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다원기회 방식으로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주고 고수익·고위험 혁신 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교육환경 사회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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