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TSMC의 불안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지나친 TSMC 의존도를 우려하는 고객사가 늘었다는 점이다. 전세계 파운드리의 62%(1분기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TSMC가 지정학적 위기와 원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어, 비상시 위기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되풀이돼 왔다.국제연구개발조직 IMEC의 반 덴 호브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첨단 칩의 90%가 TSMC 대만 공장에 집중돼 있어 글로벌 리스크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헛도는 미국 팹 공사 상황이다. TSMC 내부에서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 부담, 숙련 인력의 부족 등 문제로 미국 팹 회의론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폭발사고로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분위기도 흉흉하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예상보다 낮은 보조금 액수도 마뜩잖다. TSMC의 보조금 66억달러는 삼성전자(64억달러)보다 약간 높지만, 투자금 대비 비율로 따지면 삼성전자가 14.2%로 TSMC(10.2%)보다 높다.
업계에서는 3나노 이하 선단 공정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면 삼성전자에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5나노 이하 선단(첨단) 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TSMC 외에는 삼성전자뿐이기 때문이다. 대형 고객사를 조기에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에 성공한다면 점유율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내부적으로 엔비디아향 3나노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리스크'가 잇따르는 올해가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 적기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TSMC는 최근 103번 이상 진도 4가 넘는 지진에 시달리면서 일부 팹이 멈추고 장비 손상을 입었다. TSMC는 부랴부랴 '지진으로 인한 문제는 없으며, 피해도 최소화했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실제로는 1273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반도체 업종 특성상 일부 공정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전 공정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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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특정 기업의 과점은 공급망 리스크는 물론 칩 가격 인상, 납기 지연 등 우려가 많다"라며 "삼성전자는 2세대 3나노·2나노 공정 등 선단 경쟁력을 부각하는 동시에 TSMC와의 차이점인 턴키(일괄공급) 역량 등을 강조해 빈틈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