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공급 늦어지나..."고객관련 확인불가"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5.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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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 사진 = 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 사진 = 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24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를 겪고 있다"라며 "지난 4월 삼성의 8단·12단 HBM3E 테스트가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개선한 칩이다.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엔비디아는 지속적으로 HBM 주문량을 늘려 왔다. HBM이 반드시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HBM 1위 SK하이닉스가 한 발 앞서 4세대 HBM3와 5세대 HBM3E 납품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도 HBM3E 납품을 서둘렀으나, 보도대로라면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는) 비범한 기업이며,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도 배치된다.



로이터는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못하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DS) 사업부 수장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DS 부문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영현 부회장으로 바꾸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이 밖에도 올해 초 HBM 전담팀을 출범시키고,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고, 고객사의 요청에 맞게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인 HBM 특성상 섣불리 'HBM 납품에 실패했다'는 판단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HBM을 고객사에 납품할 때에는 여러 단계로 나눠 테스트를 수행하는데, 이 중 일부 단계에서 실패하더라도 고객사가 HBM 납품을 전면 거부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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