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덮친 중국 불경기, 기업들 실적↓…"다음엔 미국 소비 불안"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5.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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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글로벌 상장사 2만4600여개사 1분기 실적 분석

글로벌 기업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줄어드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안개가 자욱한 홍콩 도심 전경 /로이터=뉴스1글로벌 기업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줄어드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안개가 자욱한 홍콩 도심 전경 /로이터=뉴스1


글로벌 기업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줄어드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의 자료를 활용해 올 1분기(1~3월) 미국·유럽·일본·중국 등에 상장된 약 2만4600여개사(21일 기준 실적 미발표 기업의 경우 시장 예상치 반영)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순이익 합계가 1조1100억달러(한화 약 150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90%를 웃도는 규모로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닛케이는 부연했다.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순이익이 늘어난 업종은 9개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1개 업종의 이익이 증가한 것에서 줄어든 것이다.

세계 기업 실적이 고꾸라진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올 1분기 중국 기업들의 순이익은 10% 감소하며 평균 수치를 끌어내렸다. 부동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 등 시진핑 국가주석의 계속된 금융 완화정책으로 은행들의 이익이 급감했다.



세계 기업들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던 금융과 소재 에너지 부문이 동반 감소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은행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출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익도 함께 줄었다.

경기민감 업종인 화학, 철강 등도 중국 수요 감소 탓에 이익이 많이 줄었다. 특히 일본제철을 비롯해 한국의 포스코도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 수요 회복이 늦어지는 가운데 잉여 생산분이 아시아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상황이 악화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반면 일본 제조업의 순이익은 엔화 약세 등에 힘입어 30% 안팎 늘었다. 인공지능(AI) 수요와 맞물린 업종들의 실적은 탄탄했다. 정보통신(IT)은 13%, 전기는 26% 각각 순이익이 증가했다. 미국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GAFAM) 등 빅테크 기업들 가운데 애플을 제외한 4개사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히라카와 쇼지 도카이도쿄 인텔리전스 랩 연구원은 "최근 유럽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소비 둔화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면서 "2분기(4~6월)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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