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에서 진행된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지만 가능성, 시점 모두 불확실하다. 금통위 내부에는 물가상승률 둔화세 등을 고려해 '3개월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존재한다. 반면 대다수 금통위원은 3개월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또 "대부분의 금통위원은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달보다 커졌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일찍 정책 기조를 전환하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며 "반대로 너무 늦는다면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고 시장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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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시기를 두고 8월과 10월이 팽팽하게 맞선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 궤적을 봤을 때 8월부터 2%대 초중반 이하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는 10월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이 총재의 기자회견 스탠스가 도비시(dovish·완화 선호)했다"며 "현재 금리수준이 제약적이라는 표현을 강조했고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하면 금리 정상화(인하)가 필수적이라는 표현이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엔 금리인하 기대감이 언제든지 확산될 수 있다"며 "인하 시기는 8월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스위스와 스웨덴 등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하를 시작한 국가들은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거나 물가상승률이 1%대 아래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또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현재 2%p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내외금리차가 역전되면 우리나라 금융자산의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출 압력이 높아진다.
이 총재는 "각 나라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달리하게 되는데 기계적으로 금리격차가 벌어진다고 환율과 자본이동 가능성이 변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너무 크게 벌어졌을 때 생길 수 있는 환율 변동성과 자본이동 가능성을 고려해 하반기 통화정책을 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