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신규 상장 ETF 갯수/그래픽=윤선정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주요 운용사들에게 연간 ETF 신규 상장건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구두로 통보했다. 차별화되지 않은 유사 상품에 대해서는 상장 심사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전달했다.
본지 문의에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ETF 상장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한 상태"라며 "자산운용업계에 지나친 ETF 상장신청과 관련해 일정부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ETF 상품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베끼기 논란 같은 부작용도 거론된다. 예로써 올해 상장한 비만치료제 ETF만 3개다. 지난 2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12,230원 ▲140 +1.16%)'를 출시하자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비슷한 상품을 2주 뒤에 내놨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는 상황이라 뒤지지 않으려면 쉬지 않고 상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며 "유사 ETF문제와 수수료 출혈경쟁도 알지만 치킨게임에서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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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가 ETF 상장건수를 제한하려는 것은 인력부족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C 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초 거래소 인사 발령 이후 ETF 상장을 담당하는 인력이 5명으로 줄었고, 이로 인해 상장심사와 승인이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올해 2월 유사 상품 출시를 막고자 'ETP 신상품 보호제도 개선안'을 시행했다. 다만 현재까지 적용 상품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는 상장지수증권(ETN)을 내는 증권사에도 상장 횟수를 올해 3차례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TF 시장규모/그래픽=이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