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경쟁하는 삼성전자 (78,100원 ▼1,500 -1.88%)는 정반대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HBM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올해 상승률은 40%에 달한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0'.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AI 반도체가 포함된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 덕분이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22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7% 급증했다. 젠슨 황 CEO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의 성과를 자신했다. 그는 "올해 블랙웰 매출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중 블랙웰의 데이터센터 탑재가 이뤄진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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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23일 9.3% 급등하며 1037.99달러로 뛰어올랐다. 호실적뿐 아니라 10대 1 액면분할과 분기배당금 상향(0.04달러→0.1달러)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와 HBM 연결고리 부각… 하이닉스 "수율 80% 도달"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HBM 공급사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다. HBM 평균 가격이 D램의 5배에 달해 메모리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3사 중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부터는 5세대 HBM(HBM3E)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HBM3E 생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80%에 도달했다.
SK하이닉스의 HBM3 소개 이미지. /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BNK투자증권은 전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다. 이민희 연구원은 "올해 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점유율은 60%로 예상된다"며 "HBM3(4세대 HBM), HBM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삼성전자)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상당히 벌어질 것이며, 하반기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전 세계에서 AI 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엔비디아 HBM 테스트 미통과"… 삼성전자 주가 3% 급락
올해 4월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정병혁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며 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라며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매도세에 휩싸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반도체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2021년 12월부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을 맡아온 경계현 사장이 물러나고, 전영현 부문장을 신임 부문장으로 앉혔다. 재계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준 데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