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왜 냈는지 보길" 응급의학과 전공의들, 윤대통령에게 편지 보내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5.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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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 사직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의학 관련 책을 전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4.05.22.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 사직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의학 관련 책을 전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4.05.22. [email protected] /사진=김선웅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 54명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환경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를 혹사하며 일할 수 없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왜 가장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는지 살펴달라"는 공개 편지를 써서 보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학과 젊은 의사 54인'의 명의로 쓴 편지(상소문) 2통과 수기집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 2권을 2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서문 민원실을 통해 대통령실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사직 전공의들은 편지에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의 최전선에서 자긍심을 갖고 일해 나가던 젊은 의사들이 왜 가장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는지 살펴달라"면서 "최일선에서 환자를 보기를 선택하고 한국의 의료 발전에 기여해온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와 대면해왔던 젊은 의사들이 사직 의사를 밝히고 병원을 떠난지도 100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사태 이전 의료 현장에서 직접 뵙고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얼마 전 (의료개혁 완수) 전광판 공익광고를 봤다"면서도 "그러나 의료 현장은 전광판 위가 아닌 환자 곁에 있다. 환자와 의료진이 쌍방 신뢰할 진료와 교육 환경,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지향하는 의료 개혁의 방향대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이런 환경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를 혹사하며 일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해 환자만을 진료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환자들을 가장 먼저 진료하고, 처치하며 그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는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왔고, 누군가 그런 일을 해야 한다면 내가 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가운데)과 사직전공의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가운데)과 사직전공의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이들은 또 "의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한다. 모쪼록 국민의 한 사람인 의사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 넓은 아량으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도자의 진가를 보여주십사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글로 완성된 수기집을 "전공의들은 낙수과라는 낙인이 아닌, 필수 의료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왔다. 이 책에 평소 응급실에서 환자만을 생각하며 일하던 전공의들의 삶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꼭 읽어 주시고 현장의 아우성에 귀 기울여달라"며 "대통령님만큼 우리도 국민건강과 행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이 작은 책 하나가 우리의 진정성을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부터 이 일이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부연했다.

이날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는 사직 전공의 54명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2장에 걸쳐 썼다"고 말했다.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은 전공의를 비롯해 응급실 젊은 의사 54명의 응급실 고군분투기를 수필·시·만화 등으로 풀어낸 수기집이다. 이 회장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의료의 최전선을 지키는 젊은 의사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삶의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은 초판 발행 20일 만에 5000부 완판을 기록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산하 출판사 '724'는 1쇄 완판 후 2쇄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724'는 일주일 24시간 내내 열린 응급실을 상징한다. 판매 수익금 중 발행 원가를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조용히 싸움 중인 전공의들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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