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기적이 끝나가고 있으며 중산층의 좌절감이 역대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하는 동안 경제가 망가지고 자유가 억압되는 등 시장 개방 이전 상태로 회귀했다는 진단이다. /사진=블룸버그
중국의 경제 기적이 끝나가고 있으며 중산층의 좌절감이 역대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하는 동안 경제는 망가지고 자유가 억압되는 등 시장 개방 이전 상태로 회귀했다는 진단이다.
채용보다 정리해고 골몰한 중국 기업들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장쑤성 전장에 건립한 대단지 아파트 전경/로이터=뉴스1
시장 개방 이후 중국 14억 인구의 소득과 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지만,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부동산 시장 붕괴 △미국과의 무역 전쟁 △기업가 단속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등으로 경제 성장 엔진이 멈췄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출처=블룸버그
채용플랫폼 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직장인 3명 중 1명은 급여가 줄었다. 자신의 수입 증감을 공개한 사무직 종사자들 가운데 "전년보다 급여가 줄었다"는 비율은 2018년 10% 수준에서 2023년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반면 "전년보다 급여가 늘었다"는 직장인 비율은 2018년 80% 이상에서 지난해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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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 아니다. 가계 자산의 80~90%가 집중돼 있는 부동산의 가치는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당국이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규제를 시작한 뒤 벌어진 일이다.
공산당 감시·억압에 '찍소리' 못해…마오쩌둥 시절로 회귀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에선 억압과 감시가 대폭 강화됐다. /로이터=뉴스1
하지만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에선 억압과 감시가 대폭 강화됐다. 특히 '공동부유'를 정책 목표로 내건 2020년 이후엔 공산당에 쓴소리를 하는 기업인들을 옥죄기 시작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엔 공산당원들이 주요 기업의 요직을 겸하며 경영 상황을 일일이 감시하고 당국에 보고한다.
중국의 정치 지형이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십 년간 이어진 경제 호황이 있는데, 최근 불황으로 대중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정치 구도가 무너질 위기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 전문가인 앤서니 사이치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 중산층 사이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좌절감과 짜증이 표출된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의 한 대학 심리학과 교수도 "성공한 기업가들이 최근 몇 년간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겨 상담을 받는 기업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경제 저성장, 자유 억압 등 현재 중국의 모습은 개혁 개방 이전인 1970년대 마오쩌둥 전 주석 집권 시절과 비슷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출처=블룸버그·IMF
존스홉킨스대 위엔위엔앙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부동산 거품, 산업 과잉, 높은 부채, 낮은 출산율 등 역대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던 불균형과 마주하고 있다"며 "시 주석 역시 자신이 물려받은 상황 때문에 정책 운용 측면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