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한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머니투데이 양귀남 기자 2024.05.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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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 (24,400원 ▼850 -3.37%)는 22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글로벌 확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컴은 '한컴오피스'를 중심으로 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벗어나 새 동력을 발판 삼아 성장하고 있다. 30년 넘게 축적한 문서 기술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접목하고, 웹오피스를 다양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왔다.

특히 '한컴독스', '웹기안기'와 같은 클라우드 및 웹 기반 제품군은 올해 1분기 매출 중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작년 같은 기간 매출 비중 8%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한컴은 클라우드 사업 외에도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활용에 집중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사업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중으로 질의응답 AI 솔루션인 '한컴 피디아'와 AI 자동 문서 작성 기능을 추가한 구독형 문서 편집 서비스 '한컴독스 AI', AI 활용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한컴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 스크립트 엔진을 보유한 유일 기업이다. 자동 문서 생성에 강한 만큼 단순히 대형 언어 모델(LLM)을 연동하는 수준의 서비스보다 향상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취임 이후 기존 사업의 한계를 넘고자 고도의 원천 기술을 모듈화해 테크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세계적 수준의 문서 기술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다양한 기업·기관의 시스템과 설루션에 적용하며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PDF 문서에서 AI 데이터를 추출하는 SDK인 '한컴 데이터 로더'를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한컴이 투자한 스페인 기업 '페이스피(FacePhi)'의 네트워크와 글로벌 고객사를 연계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본업과 시너지를 내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변화를 주도하며 한컴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2021년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냈다. 지난 2022년에만 한컴MDS 등 11개 계열사를 매각하고 1200억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AI 사업에 집중하며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컴은 최근 연결종속사인 한컴라이프케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후보 물색에 돌입했다. 한컴은 미래 성장 동력인 AI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고, 한컴라이프케어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AI 관련 국내외 기업 투자·인수·협력 행보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김 대표가 이끄는 투자사 다토즈파트너스가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해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중동파이넨스를 인수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중동파이넨스는 여신 업무와 투자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전문 기업이다.

현재 8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며 ICT와 기계장비, 바이오,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등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 왔다. 한컴은 앞으로 사업 구성과 체계를 공고히 하고, 집중하고 있는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도모하는 데 중동파이넨스의 강점을 살려 양사의 시너지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올해 AI 사업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은 한컴은 자체 역량을 활용한 기술·서비스 개발은 물론 다양한 파트너와 손잡고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컴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 뿌리를 내리고, 인수·투자 등을 지속해서 펼쳐 사업 성과는 물론 기업 가치를 높여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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