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장 데이터' 볼파라 품은 루닛…"'자율형 AI' 플랫폼 본격 구축"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5.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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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루닛, 유방암 진단기업 '볼파라' 인수완료
서범석 대표 "세계 최초 완전자동화 의료AI 시스템 구현…내년 흑자전환 자신"

서범석 루닛 대표가 22일 오전 진행된 뉴질랜드 유방암 진단 기업 '볼파라'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닛서범석 루닛 대표가 22일 오전 진행된 뉴질랜드 유방암 진단 기업 '볼파라'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닛


"루닛의 목표는 늘 '99%'입니다. 정확도를 99%까지 끌어올린 고객 맞춤형 자율형 AI(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해 기존 경쟁사의 한계를 뛰어넘겠습니다."

루닛 (50,400원 ▼400 -0.79%)이 '1억장 데이터'를 품고 플랫폼 기업 도약을 본격화한다. 뉴질랜드 유방암 진단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로 1억1700만장가량의 방대한 유방암 촬영 데이터를 확보, 유방암을 시작으로 여러 암종 진단 영역의 워크플로(작업흐름)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볼파라 제품은 미국 내 200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도입돼 있고 이는 전체 병원의 40%가 넘는 비중"이라며 "볼파라의 대규모 데이터를 얻은 만큼 분석 정확도 99%를 목표로 맞춤형 AI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성과는 기술력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다. 루닛이 보유한 유방촬영(MMG)과 디지털 유방단층촬영(DBT) 데이터 약 30만장에 볼파라가 매년 확보하는 2000만장의 데이터를 더하면 기술력 고도화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 대표는 "루닛이 5년간 모은 데이터의 70배가량의 데이터를 매년 확보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면 기존 AI보다 데이터 품질과 특성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루닛은 미국 영업망이 탄탄한 볼파라 브랜드를 앞세워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인사이트 DBT'를 판매할 계획이다.

집중 공략에 나설 유방암 검진 시장은 미국에서 유독 수요가 높다. 지난해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SPSTF)가 유방암 검진 연령을 50세에서 40세로 낮춰 40~75세 여성은 격년으로 유방촬영을 받도록 권고하면서 검진 수요가 증가했다. 오는 9월부터는 수검자를 대상으로 유방 밀도 수치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현지 제도가 바뀌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는 "미국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하루 8시간 3~4초마다 한 장씩 의료 영상을 판독해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과중해 AI 도입 필요성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리 토마스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대표가 22일 오전 진행된 뉴질랜드 유방암 진단 기업 '볼파라'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닛테리 토마스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대표가 22일 오전 진행된 뉴질랜드 유방암 진단 기업 '볼파라'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닛
루닛의 최종 목표는 '맞춤형 AI' 암 검진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사람마다 특정 암에 걸릴 위험 수준이 다른 만큼 AI 솔루션을 활용한 개별 데이터 수집으로 환자와 의료진 등 고객 수요에 맞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겠단 것이다. 루닛은 유방암을 시작으로 여러 암종으로 확장한 진단 플랫폼을 개발할 방침이다. 다국적·다인종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조건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한 기초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판독·진단하는 세계 최초 완전자동화 의료AI 시스템(AutoML)을 구현한다. 엑스레이(X-ray) 판독 등 반복적인 의사의 의료 행위를 AI로 대신해 시간을 절약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단 설명이다.

서 대표는 "각 병원 환경에 맞는 AI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며 "유방암 검진 플랫폼의 경우 1억장이 넘는 볼파라 데이터로 학습한 알고리즘과 병원에서 실제 촬영한 데이터를 함께 학습시킨 뒤 이를 (병원에) 공급하는 형태로, 버전은 '1.1' '1.2' '1.3' 등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과 볼파라의 개발 시스템이 달라 호환하는 작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부터는 통합 솔루션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루닛은 볼파라 외에도 다른 기업 인수와 전략적 제휴 등 가능성을 열어놨다. 서 대표는 "2~3년 전부터 이러한 인수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해왔다"며 "AI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관점에서 종양학 분야나 제약 영역 등에서 인수 등 전략적인 사업 확장 기회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루닛의 목표 매출액은 400억원, 흑자전환 목표 시기는 내년이다. 서 대표는 "내년에는 충분히 1000억원 이상 매출 달성을 예상하고 있고 흑자전환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글로벌 의료 AI 분야에서 흑자전환과 동시에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는 손에 꼽힌다. 전 세계 헬스케어 영역을 선도할 수 있는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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