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면인식'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잡는다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4.05.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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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국 최초 시행..검출까지 90초 소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가 지원한 한 청소년의 피해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가 지원한 한 청소년의 피해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지난해 3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특정할 수 있는 AI 감시 기술을 전국 최초로 적용한다.

시 관계자는 22일 "아동·청소년들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입어도 부모님에게 말하지 못해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관련 법에 따라 당사자나 부모의 신고 없이도 피해 영상물이 삭제가 가능한 만큼 AI를 통해 성착취물을 삭제해 신속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의 피해 요청 현황을 살펴보면 아동·청소년 피해자 스스로가 신고한 경우는 12명(7.8%)에 그친다. 대부분의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은 신고가 이뤄지지 못하고 유포·재유포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개발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AI 감시시스템'은 AI 딥러닝 기반 안면인식 기술로 성인과 잘 구분되지 않는 아동·청소년의 성별과 나이를 판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영상물에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아동·청소년 피해 영상물 여부를 찾아낼 수 있다. AI가 피해 영상물에 자주 등장하는 책, 교복 등 주변 사물과 이미지 속 텍스트,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까지 함께 인식해 최종적으로 피해 영상물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또 키워드 입력부터 영상물 검출까지 90초밖에 걸리지 않아 기존에 삭제 지원관이 수작업으로 찾아냉 때(2시간)와 비교하면 검출속도가 80분의 1로 크게 개선된다. 정확도도 300% 이상 향상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모니터링건수의 2배인 30만건까지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시스템 결과화면(예시) /사진제공=서울시 시스템 결과화면(예시) /사진제공=서울시
아울러 시는 기존에 미국을 중심으로 유포됐던 피해 영상물이 최근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으로 확산되는 점에 착안해 국가 기반을 넓혀 검색 영역을 확장했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작년 전국 최초로 AI 삭제지원 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서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을 특정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선제적인 감시와 삭제에 나서 아동·청소년이 안전한 서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통해 긴급상담부터 수사·법률지원, 삭제지원, 심리치료·의료지원까지 원스톱 지원하고 있다. 개관한 2022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총 935명의 피해자를 지원했으며, 총 지원 건수는 3만576건에 이른다.

센터 개관 이후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도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총 50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9.2%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엔 22.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도 2022년 2026건에서 1만5434건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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