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하니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 5배 빨라"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5.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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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AI) 열풍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성장 둔화를 겪은 선진국의 성장 해결책이 되고, 저출산 문제에 직면한 국가의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거란 분석이 나왔다. AI 기술을 도입한 업종의 노동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업종보다 훨씬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이날 '2024 AI 일자리 지표(바로미터)' 보고서를 통해 AI 도입률이 높은 업종의 노동 생산성 증가율이 다른 업종보다 5배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PwC는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와 세계 주요 15개국의 5억개 이상 구인 광고를 추적해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술이 많이 도입된 금융, 정보기술(IT), 전문 서비스 관련 업종의 노동 생산성이 2022년 기준 지난 4년간 4.3% 증가했지만, AI 도입률이 낮은 건설, 제조 및 소매, 식품 및 운송 분야의 생산성은 0.9%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AI의 부상이 낮은 생산성 성장의 틀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 임금 및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PwC 글로벌 시장 및 세무·법률 서비스 책임자인 캐롤 스터빙스는 "노동 생산성이 높은 업종은 그렇지 않은 업종보다 AI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의 구인 광고가 더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AI가 해당 업종의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현재 기업들이 인력 부족에 대한 해결책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노동 연령 인구 감소로 노동력 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 희소식이 될 수 있다. AI는 경제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동력 공급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22년 말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가 출시된 이후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등 노동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거란 우려가 제기됐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챗GPT 출시 이후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챗GPT 출시 전부터) AI는 10년 이상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짚었다.

한편 보고서는 같은 업종 내에서도 AI 기술 유무에 임금 수준이 달랐다며 AI 열풍으로 근로자들의 임금도 올라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이것이 국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AI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의 급여 수준은 평균적으로 미국에서는 25%, 영국에서는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wC 영국의 바렛 쿠펠리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AI 기술 도입이 일부 산업에 집중되어 있지만, 향후 기술이 더 발전해 다른 부문으로 확산하면 미래의 잠재력은 변혁적일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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