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간암 환자 14개월 생존"…표적치료제 기적의 결과 나왔다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5.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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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팀, '유럽간학회지'에 발표
수술 어려운 간암, 2차 카보잔티닙으로 14개월 생존

"불가능한 간암 환자 14개월 생존"…표적치료제 기적의 결과 나왔다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에 면역항암제를 써도 암이 악화한 경우, 표적치료제 사용 시 평균 생존 기간이 14개월 이상으로 치료 효과가 크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면역항암제 치료에도 효과가 없었던 47명의 간세포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중표적치료제인 카보잔티닙을 사용한 결과 평균 생존 기간이 무려 14.3개월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 2차 치료제로서 카보잔티닙을 포함한 다중표적치료제가 대체로 사용되고 있지만, 후향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 명확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는 치료 시작부터 연구팀이 직접 추적 관찰하는 신뢰도 높은 전향적 연구 방식으로 진행돼, 표준 치료법이 없던 간암 2차 치료에 새로운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유창훈 교수팀은 수술이 불가능해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한 간세포암 환자 중 암이 악화한 환자를 대상으로 2020년 10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다중표적치료제인 카보잔티닙을 적용했다. 평균 치료 기간은 2.8개월로 연구팀은 카보잔티닙 치료 전에 사용한 면역항암제 종류와 치료 횟수, 카보잔티닙 치료 순서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집단을 나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면역항암제 종류와는 상관없이 카보잔티닙을 2차 치료제로 사용한 17명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14.3개월로 치료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카보잔티닙을 3차 치료제로 사용한 경우에는 평균 생존 기간이 6.6개월이었다. 카보잔티닙 치료 시작 후 전체 평균 생존 기간은 약 9.9개월로 나타났다. 카보잔티닙 치료 후 부작용으로 손·발바닥 홍반성 감각 이상, 피로감, 고혈압,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는 기존 연구에 의해 알려진 것으로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대부분 호전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유창훈 종양내과 교수가 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유창훈 종양내과 교수가 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 치료에 있어서 2차 치료법에 대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정립된 표준 가이드라인이 없었는데, 임상 2상 연구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번 전향적 연구를 통해 카보잔티닙이 간암 2차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정확한 근거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홍콩 중문대학 의과대학 부속병원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다국가, 다기관 연구 결과는 간질환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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