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을 앞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비상계단을 깎아내야 할 정도의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공사업체가 비상계단 층간 높이를 규격에 맞추려고 뒤늦게 시공이 끝난 계단 하나하나를 16㎝가량 깎아내는 보수공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유효 높이는 2.1m 이상이다. 이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1.94m에 불과하다.
지방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부실공사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서울 강서구 810가구 규모 생활형 숙박시설 공사 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일부가 무너졌다. 지하 4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아래층으로 콘크리트가 쏟아졌다. 2021년 완공된 서초구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KS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창 2500장이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건설사는 부실시공과 품질관리가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자 쇄신을 위해 브랜드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특정 시기 중 부실시공은 생길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재 조달이 어렵다고 부실시공을 묵인한다는 발상 자체가 비상식적인 허술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시공 기술 등이 개선되면서 위험한 중대한 하자는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건축법 등 관련 법적 하자 기준과 소비자들이 요청하는 하자 기준이 달라서 빚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안이 다 가시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겪었던 대형 사고들도 대부분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 대형 사고가 터지기 전엔 작은 사고가 반복된다. 시공 품질과 안전관리 절차에 정말 빈틈이 없는지 다시 살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