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불티난 K-푸드, 주가 훨훨 날았다…삼양·사조·CJ 급등세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5.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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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식품주 주가 상승률. /그래픽=윤선정20일 식품주 주가 상승률. /그래픽=윤선정


해외에서 한국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식품주 주가에 날개가 달렸다. 삼양식품이 14%대 오른 것을 비롯해 식품주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낸다. 증권가에서는 내수 시장 회복과 수출 성장세, 원가 하락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식품 기업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20일 오전 11시23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식품 (623,000원 ▲9,000 +1.47%)은 전 거래일 대비 6만3500원(14.22%) 오른 51만원을 나타낸다. 이날 장 초반 57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1거래일만에 재차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일 년 전(23년 5월19일, 10만8000원)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올랐다.



국내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른 식품주도 강세를 이어갔다. 원조 라면 대장주로 꼽혔던 농심 (455,000원 ▼8,000 -1.73%)(3.51%)과 CJ제일제당 (377,000원 ▼1,500 -0.40%)(3.15%), 오리온 (88,200원 ▼400 -0.45%)(3.05%), 빙그레 (85,700원 ▲800 +0.94%)(2.60%), 대상 (24,150원 ▼350 -1.43%)(2.01%), 해태제과식품 (6,650원 ▼160 -2.35%)(2.21%)도 모두 코스피 지수 상승률(0.69%)을 훌쩍 웃도는 강세를 보인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관련 식품주도 급등세다. 수산 식품 생산 및 유통을 주사업으로 하는 사조씨푸드 (7,070원 0.00%)(7.01%), CJ씨푸드 (4,050원 ▼20 -0.49%)(4.77%), 동원수산 (6,460원 ▲20 +0.31%)(2.50%) 사조대림 (70,400원 ▼500 -0.71%)(2.12%), 동원F&B (40,750원 ▼400 -0.97%)(1.65%)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음식료품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는 1분기 실적 시즌에서 식품 기업이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8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7.1% 늘어난 3857억원, 영업이익이 235.8% 늘어난 80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CJ씨푸드도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호실적을 내놨다. CJ씨푸드의 1분기 매출액은 525억원으로 전년동기(351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1만161% 늘어났다. 김 사업의 매출액이 19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한 영향이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권가에서 식품기업에 대한 주가를 너도나도 상향하는 추세지만 주가 상승이 그보다 빠른 경우도 있었다. 1분기 실적 발표 후에 삼양식품에 대해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5곳은 모두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날 삼양식품 주가가 50만원대로 뛰면서 6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한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의 목표가를 이미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식품기업 실적이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라면 수출액은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 기준 1억 달러를 넘겼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85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8% 늘었다. 직전 월간 최대 수출액인 올해 2월과 비교해도 16.8% 늘었다.

수산식품주를 밀어 올리는 김값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김 물가 지수는 119.45(2020=100)로 전년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9%)의 약 3.4배다. 지난해 급등했던 소맥/옥수수/대두/원당 등 곡물가가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국내의 매출 성장 기조, 원가 부담 완화, 해외 식품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가공식품 업체의 실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라면처럼 폭발적인 성장과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가공식품 업체들은 소스부터 가공식품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과 글로벌 메인스트림 채널이 원하는 SKU(상품 종류 수)를 다수 가지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호실적을 낸 만큼 기저 부담도 커졌지만 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기업이 공장 완공을 앞둬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는 평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도 "매년 최대치를 기록한 가공식품 수출액은 품목과 지역 다변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라면 수출은 하반기 기저 부담이 높아지며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겠지만 CAPA(생산능력) 증설 이후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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