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키움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SSG 랜더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투수' 장재영의 타자 전향을 공식화했다.
장재영은 21일 퓨처스리그 이천 두산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키움 구단은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팔꿈치 부상 치료를 논의하기 위해 장재영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포지션 전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수비 훈련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장재영은 구단과 면담 과정에서 유격수 도전 의지를 밝혔고, 구단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다만 팀의 미래와 선수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단이 제안한 중견수 훈련도 함께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구단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우수한 운동 능력을 지닌 장재영이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다.
장재영.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하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장재영은 1군 무대 3년간 56경기 103⅓이닝을 던졌다. 그동안 사사구가 109개(97볼넷 12몸에 맞는 볼)로 9이닝당 볼넷이 8.4개에 달했다. 그 탓에 100개의 삼진을 잡으면서도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로 성적이 부진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36경기 5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5.15, 106⅔이닝 122사사구(110볼넷 12몸에 맞는 볼) 113탈삼진으로 별반 다를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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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시절 장재영은 투수 못지않게 타자로서도 재능이 돋보였던 선수다. 2학년 때 타율 0.385로 콘택트에 강점을 보이는가 하면 3학년 때는 3홈런 21타점으로 장타력을 인정받는 등 고교 3년간 타율 0.350(80타수 28안타)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세계야구연맹(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이승현(22·삼성)과 함께 둘뿐인 2학년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해 타율 0.300(30타수 9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투수를 포기하면서 팔꿈치 인대 손상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게 됐다. 해당 부위는 투수에게 수술이 권유되지만, 타자는 꼭 필요치 않기 때문. 만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더라도 타자로 나설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메이저리그서 투·타 겸업 중인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다. 오타니는 2018년 10월 토미 존 서저리를 받고 2020년 초까지 재활했으나, 2019시즌 지명타자로 출전해 1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오타니는 2024년 현재도 팔꿈치 재활로 투수를 하고 있지 않으나, 45경기 타율 0.358, 13홈런으로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