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 고배' K바이오, 그래도 전진…미개척지 노리는 국산신약 후보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5.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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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FDA 허가 국산 항암제 노리던 '리보세라닙' 보완요구서한 수령에 일단 좌절
최고 난이도 항암신약 도전 단계 이른 국산 기술력에 후기 임상 품목 덩달아 주목
HK이노엔·한올바이오파마·아리바이오·코오롱티슈진 등 美 허가 위한 3상 진행 중

'암 정복 고배' K바이오, 그래도 전진…미개척지 노리는 국산신약 후보는


HLB (66,600원 ▲2,300 +3.58%)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미국 허가 고배에 현지 첫 항암제 허가를 노리던 국산 신약의 도전이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다만 보완요구서한(CRL) 수령으로 여전히 희망 불씨가 살아있는 데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항암신약 도전에 나선 국산 기술의 진보를 높이 사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항암 영역 외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적응증에 도전 중인 국내 개발사 후기 임상 품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 (35,500원 ▲550 +1.57%)한올바이오파마 (33,100원 ▼250 -0.75%), 아리바이오, 코오롱티슈진 (13,290원 ▼20 -0.15%) 등은 각 사가 개발 중인 신약의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국내에서 시장성을 검증해 보다 큰 시장 진출을 노리는 품목부터 아직 정복되지 않은 질환까지 도전 영역도 다양하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미국 임상 3상 결과 확인 후 하반기 허가 신청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반드시 식사 전 복용해야 했던 기존 PPI제제와 달리 복용 시기를 구애받지 않는 P-CAB 제제 강점을 살려 2019년 국내 출시 이후 같은 계열 선두 품목으로 자리 잡은 품목이다. 현지 파트너사인 세벨라가 임상을 진행 중으로 1차 완료 시점이 상반기 내로 전망되는 만큼, 연내 허가 신청 신청에 큰 변수는 없어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토클리맙'의 중증근무력증(MG) 대상 임상 3상 탑라인(주요지표) 결과를 하반기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발 앞서 결과가 도출된 중국에선 위약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같은 결과를 미국에서도 얻어낸다면 초대형 시장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을 동시 공략할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아리바이오는 치료영역 난제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환자 투약이 시작된 미국을 포함해 총 11개국에서 115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으로 세계 최초의 경구제 개발에 도전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 특성상 오는 2030년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지난 3월 1조원 규모에 중국 독점판매권 이전 계약 체결 이후 다른 지역에서의 상업화 계약 문의 역시 이어지고 있어 논의 중"이라며 "최근 허가받은 치료제들과 비교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은 것이 AR1001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로 알려진 TG-C의 무릎 골관절염 대상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임상 신청과 다른 실제 성분에 현지 3상이 보류됐었지만, FDA가 추가 실험 자료를 검토 후 임상 재개를 허용했다. 이후 2021년 12월부터 3상 환자 투약이 재개됐다. 전체 임상 대상자는 1020명으로 올 상반기 모든 투약 완료가 예상된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다만 투약 후 2년간의 추적관찰 기간이 요구되는 만큼, 정확한 3상 완료 시점은 2026년이 될 전망"이라며 "TG-C의 경우 무릎 골관절염 외 척추와 고관절에 대한 임상 시험도 승인된 상태로 적응증 확장에 대한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신약의 미국 진출은 지난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를 시작으로 연초 휴젤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까지 20여년 간 10개 품목이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공신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개발사들의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미국 허가의 최대 장점은 역시 시장성이다.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7630억달러(약 1034조원)로 전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30조원 수준의 국내 시장과 압도적 격차다. 국내 허가 품목의 경우 연 매출 1000억원만 넘어도 대형 품목으로 분류되지만, 미국 진출 시 매출액 단위부터 달라지는 배경이다.

실제로 2019년 미국에 출시된 대웅제약 '주보'(국내명: 나보타)는 올해 1분기에만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셀트리온 역시 올해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출시를 통해 하반기에만 5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두 품목의 2030년 매출액 목표치를 각각 5000억원, 5조원으로 제시한 상태다.

이는 환자 수가 적어 처방이 제한적인 희귀의약품에도 적용된다. 한올바이오파마 바토클리맙의 적응증인 중증근무력증은 인구 10만 명당 5명만 발병해 처방 환자 수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첫 FDA 허가를 획득한 '바이브가트'가 출시 첫해에만 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이미 조단위 매출을 거두는 품목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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